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꿈과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과정 <컴 아웃 파이팅>
정재혁 2009-10-21

synopsis 션(채닝 테이텀)은 가진 게 없다. 꿈도 목표도 잊은 지 오래다. 그저 헌책이나 우산, 가짜 DVD 등을 모아 거리를 헤맨다. 유일하게 남은 길이 하나 있다면 뉴욕. 막연한 기대로 뉴욕에 온 션은 우연히 하비(테렌스 하워드)란 남자를 만난다. 하비는 한때 뉴욕 뒷골목의 싸움판을 전전했던 남자다. 그는 션의 움직임을 눈여겨보며 그에게 파이트 클럽 참가를 제안하고, 큰돈을 가질 수 있다는 말에 솔깃한 션은 싸움에 몸을 맡긴다.

영화의 인트로. 음악과 함께 등장하는 건 어깨에 짐을 둘러멘 한 남자다. 시골 남자의 촌티가 줄줄 흐르는 이 주인공은 흡사 <록키> 시리즈의 실베스터 스탤론을 연상시킨다. <스텝업>으로 주목받고, <지. 아이. 조> <퍼블릭 에너미> 등에 출연하며 떠오르는 배우 채닝 테이텀을 주연으로 한 영화 <컴 아웃 파이팅>은 그를 <록키> 시리즈의 실베스터 스탤론처럼 꾸미려 한다. 물론 외모는 천차만별이지만 <컴 아웃 파이팅>이 내세우는 거칠고 무기력한, 하지만 잠재된 열정을 간직한 이 남자는 <록키>의 원형 그대로다. 무방비 상태로 자신을 노출시키고 험악한 세계에서 스스로의 꿈과 희망을 발견해나가는 과정. 소년이 성인이 되는 이야기이기도 한 이 영화는 가장 오래된, 그리고 익숙한 구조의 틀거리를 그대로 이용한다.

<스텝업>에서 채닝 테이텀이 돋보였던 건 그의 몸을 효과적으로 활용한 댄스와 액션 장면 덕이었다. 큰 키와 묵직한 근육은 무겁지만 날렵한 동작 속에서 아름답게 빚어졌다. <컴 아웃 파이팅> 역시 싸움이 소재인 만큼 많은 부분을 채닝 테이텀의 액션에 기댄다. 하지만 그 결과는 <스텝업> 같지 않다. 서너번에 걸쳐 보여지는 싸움장면들은 세련되게 다듬어져 있을 뿐 아무런 임팩트 없이 그저 따분하게 흘러간다. 어두운 세계로 빠져드는 션의 여정, 그와 함께 깊어지는 캐릭터의 고뇌가 싸움장면들에서 전혀 표현되지 않은 것도 유감이다. 션과 하비의 관계 역시 충분한 동기와 묘사 없이 나열된다는 인상이 들고, 션의 과거는 그리다 만 그림처럼 일종의 장식으로 첨가된 느낌마저 든다. 채닝 테이텀은 종합격투기는 물론 각종 무술을 섭렵하며 몸을 만들었다던데 그 노력을 잘 살리지 못한 점이 무엇보다 아쉬운 영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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