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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표 감독의 <서울의 지붕밑>
2001-12-06

1961년, 서울 하늘 아래서

1961년, 감독 이형표 출연 김승호

<EBS> 12월9일(일) 밤 10시10분

“얘야, ‘하도’라는 게 뭐냐?” 어느날 아버지가 딸에게 묻는다. “하도라뇨? 아, 하트요, 심장.” 자상한 딸의 대답에 오히려 아버지는 덜컥 놀란다. “아니, 그럼 요즘 사람들은 염통을 사랑하는 이에게 준단 말이냐? 기브 마이 하트? 이런 몹쓸….” <서울의 지붕밑>은 유쾌한 코미디다. 아버지가 딸의 결혼을 극구 반대하지만 그들 사랑을 허락하게 되고, 집나간 아들을 용서하게 된다는 이야기구조는 낯선 것이 아니다. 이미 TV드라마를 비롯한 주류문화에서 하나의 익숙한 ‘패턴’이 되어버렸으니까. <서울의 지붕밑>은 같은 동네에 옹기종기 모여사는 여러 세대들의 이야기다. 그들은 양의사와 한의사로서 다른 직업에 종사하고 있다. 가치관도 다를 수밖에 없다. 한의사는 말끝마다 “우리 조상들은 말이야”라며 자신을 뽐내고, 양의사는 “과학 기술의 진보”를 운운한다. 영화는 이렇듯 전통과 근대가 부드럽게 갈라서고 충돌하는 드라마를 촘촘하게 엮어낸다. 1960년대라는, 도시화와 민주화의 물결이 드세게 밀려들었던 시대상을 투영하고 있음은 물론이다.

옛것을 무조건 고집하는 한의원이 있다. 그에겐 애지중지하는 딸이 하나 있다. 그런데 딸 현옥이 은근히 같은 동네의 양의사 최 박사에게 관심을 갖는다. 한의원은 친구들 이야기를 듣고 현옥과 최 박사가 보통 사이가 아님을 알게 된다. 한편, 동네의 한 처녀가 임신을 하는데 한의원은 그녀가 아이를 가진 사실을 은근히 힐난한다. 그런데 아이가 바로 자신의 손주임을 뒤늦게 안다.

<서울의 지붕밑>은 이형표 감독의 장편데뷔작. 이형표 감독은 1960년대, 70년대에 많은 작품을 연출했으며 <말띠여대생>(1964) 등의 흥행작을 만들었다. <서울의 지붕밑>은 신상옥 감독이 제작자로 나선 영화이기도 하다. 감독의 작품세계는 뚜렷한 특징을 지니는데 흥행성이 있으면서 사회적 현실을 반영하는 장르물을 곧잘 만들었다. 서민적인 해학과 풍자를 담은 코미디에서 재능을 발휘하곤 했다. 이형표 감독은 테크니션으로서 시각적 구성에 조예가 깊은 연출자였다. <서울의 지붕밑>은 단순한 장르영화지만 배우 동선을 꼼꼼하게 고려한 카메라 배치, 그리고 기술적 측면을 중시한 촬영은 영화 곳곳에서 빛을 발한다. 영화는 서울의 한 동네에서 벌어지는 에피소드를 하나씩 풀어나간다. 궁합이 맞지 않는 남녀가 억지로 궁합을 바꾸려고 하고, 처녀가 불현듯 임신하며 한의사는 친구들 말만 믿고 시의원선거에 나갔다가 낙선한다. 낙선한 뒤 한의사는 자신의 과오를 뉘우치고 딸의 사랑을 긍정적으로 대하기 시작한다. 서민들 애환을 바탕으로 하면서 무력하고 실패한 부성의 이야기를 풀어나가는 건 신상옥 감독의 <로맨스 빠빠>(1960)에서 그 원형을 찾을 수 있다. <서울의 지붕밑>은 김희갑, 황정순, 김승호, 최은희 등 신상옥 감독, 혹은 신필림과 관련있는 스타들 다수가 출연한 이색작이기도 하다. 먼지묻고 진부한 영화로 보일 수 있지만 <서울의 지붕밑>은, 세월의 흐름에 전혀 뒤지지 않을 만한 호방한 웃음의 기운을 품고 있다. 김의찬/ 영화평론가 sozinho@hanmail.net

케이블영화 <친구>

가제: 부산소년들, 사나이가 되기까지

2001년, 감독 곽경택 출연 유오성

12월8일(토) 밤 10시

영화 <친구>의 매력은 무엇이었을까? 특정한 지역성의 강조, 복고풍의 영화라는 점, 극히 남성적인 장르영화라는 것. 이 밖에도 여러 원인을 들 수 있겠지만 영화 <친구>가 거둔 거대한 상업적 성공을 설명하기엔 역부족이다. 아마도 <친구>는 국내 대중영화가 관객과 소통할 수 있는 새로운 ‘지점’을 모색했다는 의미를 지니지 않을까? <친구>는 외견상 <원스 어폰 어 타임 인 아메리카> 등 미국 갱스터영화와 별다른 차별점을 보이지 않는다. 중요한 건 이 영화가 한국적인 정서와 문화, 그리고 한국사회에서 남성이 살아남기 위해 겪을 수밖에 없는 몇 가지 중요한 ‘통과의례’를 고스란히 담아내는 데 성공했다는 점. 사회적 성공과 ‘홀로서기’를 위해선 이제까지 자신을 억압했던 부권과 맞서 싸워야 하고, 우정까지 사사로운 것으로 취급해야 하며 무엇보다 물리적이고 정신적인 ‘폭력’을 감내하는 것에 익숙해져야 하는 야만적 현실이 그것이다. 영화 <친구>는 유오성과 장동건 등의 빼어난 연기로도 기억될 만하다.

폭력조직 두목을 아버지로 둔 준석, 장의사 아들인 동수, 그리고 상택 등은 어린 시절을 함께 보냈다. 고등학생이 된 준석 일행은 여고의 그룹사운드 ‘레인보우’의 공연을 보게 된다. 상택은 싱어인 진숙에게 순간 반한다. 준석은 진숙과 친한 사이지만 상택에게 그녀를 선뜻 소개시켜준다. 세월은 더 흐르고, 상택은 대학에 진학하지만 준석과 동수는 각기 마약과 감옥에 갇혀 있다. 다시, 준석은 조직의 행동대장으로 출세가도를 달리고 동수는 새로운 조직에서 세를 키워간다. 상택은 유학길에 오르기로 결심하고, 준석과 동수는 피할 수 없는 친구들간의 대결을 준비한다. 곽경택 감독은 <억수탕>과 <닥터K> 이후 <친구>로서 상업영화에도 일가견 있는 연출자임을 증명했다. 감독의 개인적이고 자전적인 체험을 바탕으로 한 영화 <친구>는 1970년대 이후를 경험한 세대엔 가까운 이의 ‘일기’를 훔쳐보는 듯한 쾌감을 준다. 무난한 장르물이면서 관객과의 정서적 동일감에 주력했다는 점에서 <친구>는 한국 대중영화의 모델을 제시한다.

배신자

Cold Sweat 1970년, 감독 테렌스 영 출연 찰스 브론슨

12월8일(토) 밤 10시

전형적인 액션영화로 찰스 브론슨의 냉소적인 연기가 일품이다. 죄수생활을 하던 죠는 프랑스로 이주해 아내와 단란하게 살고 있다. 가족을 위해 열심히 일하던 죠에게 동료였던 로스가 이끄는 갱들이 방문한다. 로스 일행은 죠의 배신으로 감옥에서 허송세월을 했던 것. 복수를 위해 로스는 자신들이 꾸미는 사건에 죠를 끌어들이려고 한다. 로스는 죠의 아내와 딸을 인질로 잡고 협박한다. 테렌스 영 감독은 시리즈 중에서 <닥터 노> 등을 감독했다.

매그레 서장, 덫을 놓다

Maigret Tend un Piege 1958년, 감독 장 들라누아 출연 장 가방

12월9일(일) 낮 2시

<전원교향곡>을 만든 장 들라누아 감독작으로 장인 기질이 농후한 연출자의 작품세계를 접할 수 있다. 파리의 보쥬 광장에서 여성들의 연쇄살인사건이 발생한다. 매그레 서장은 범인을 잡기 위해 연극을 벌이기로 한다. 가짜 범인을 잡아들여 이를 미끼로 진짜 범인을 유혹하자는 것. 이본느라는 여성을 추적하던 매그레 서장은 그녀의 남편을 만난다. 남편 마르셀이라는 인물을 조사하던 서장은 그가 범인임을 확신하지만 동일한 사건이 일어나자 당황한다.

콘에어

Con Air 1997년, 감독 사이먼 웨스트 출연 니콜라스 케이지

12월8일(토) 밤 10시35분

최근 <툼레이더>를 감독한 사이먼 웨스트 감독의 1997년작. 카메론은 뜻하지 않은 살인으로 감옥에 가게 된다. 모범수로 복역하던 그는 사랑하는 아내를 만나기 위해 수송비행기인 콘에어에 탑승한다. 흉악범들이 비행기를 탈취하자 카메론은 범죄자들의 행동을 막기 위해 최선을 다한다. 이제 비행기는 라스베이거스 한복판으로 향한다. 존 쿠색, 존 말코비치, 스티브 부세미 등 성격파 배우들이 여럿 출연하고 있지만 극의 밀도는 다소 떨어지는 편.

하면 된다

2000년, 감독 박대영 출연 박상면

12월8일(토) 밤 11시10분

<연풍연가>의 박대영 감독이 만든 블랙코미디. 사업에 실패한 병환의 가족들은 우연한 기회에 보험금을 타게 된다. 이때부터 가족들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온갖 사건을 벌인다. 여러 군데 보험에 가입한 뒤 사고를 가장해서 돈을 타기 시작하는 것. 어느날 보험회사 직원인 충언이 나타나자 병환은 딸과 그를 결혼시켜버린다. 병환은 더 많은 보험금을 타기 위해 살인을 궁리한다. 이범수와 정준 등 출연배우들이 코믹연기를 과시하고 있다.

공중파TV영화 관련 프로

12월7일(금) EBS 밤 10시50분 <시네마천국>

EBS 밤 11시30분 <영화사백년, 백대영화>

KBS2 새벽 1시10분 <단편영화전>

SBS 밤 12시55분 <히쳐>

12월8일(토) EBS 밤 10시 <배신자>

KBS2 밤 10시35분 <콘에어>

MBC 밤 11시10분 <하면된다>

EBS 밤 12시30분 <단편영화극장>

12월9일(일) KBS2 오전 11시 <영화 그리고 팝콘>

MBC 낮 12시10분 <출발! 비디오 여행>

SBS 낮 12시10분 <접속! 무비월드>

EBS 낮 2시 <매그레 서장, 덫을 놓다>

EBS 밤 10시10분 한국영화걸작선 <서울의 지붕밑>

SBS 밤 10시50분 <포스 오브 네이쳐>

KBS1 밤 11시20분 <타임투킬>

MBC 밤 12시20분 <자유부인81>

TV 시청률 순위/

2001. 11. 19 ∼ 25 자료제공: TNS미디어코리아

1. 대하사극, 여인천하 SBS 43.6%

2. 대하드라마, 태조왕건 KBS1 39.8%

3. 주말연속극, 여우와 솜사탕 MBC 26.5%

4. 일일연속극, 사랑은 이런거야 KBS1 24.7%

5. 부부클리닉 KBS2 24.1%

6. 연예가중계 KBS2 22.2%

7. 일요일일요일밤에 MBC 21.5%

8. 타임머신 MBC 21.3%

9. VJ특공대 KBS2 21.1%

10. KBS뉴스9 KBS1 20.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