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갓 결혼한 신혼부부 시드니(밀라 요보비치)와 클리프(스티브 잔)는 하와이로 신혼여행을 간다. 둘은 해변에 넋놓고 누워 있기를 마다하고 카우아이 섬의 험한 트레일을 탐험하던 도중에 오하우 섬에서 한 신혼부부가 커플 살인마에서 살해당했다는 소식을 듣는다. 트레일은 워낙 험해서 도중에 돌아갈 수도 없다. 게다가 시드니와 클리프 앞에 닉(티모시 올리펀트)과 지나(키일리 산체즈), 케일(크리스 헴스워스)과 클레오(말리 셸턴) 커플이 접근해온다. 범인은 두 커플 중 하나일지도 모른다.
<퍼펙트 겟어웨이>는 데이비드 토히 감독의 신작이다. <리딕: 헬리온 최후의 빛>의 흥행 실패로 한동안 <브라질리언 잡> 등 할리우드 블록버스터의 시나리오만 쓰던 토히는 작은 규모의 영화에 승부를 걸기로 결심한 모양이다. <퍼펙트 겟어웨이>는 <ABC>의 인기 시리즈 <로스트>로부터 영감을 받은 듯한 일종의 트로피컬 스릴러영화다. 전작들보다야 야심은 덜하지만 <빌로우> <에일리언 2020> 등에서 보여줬던 데이비드 토히의 장르적 감각은 여전하다.
<퍼펙트 겟어웨이>는 프리뷰를 쓰기가 조금 난감한 영화인데 도중에 범인의 정체를 까발리는 거대한 반전이 하나 숨어 있기 때문이다. “절름발이가 범인이다” 스타일의 반전에 온전히 기대는 영화긴 하지만 숨은 복선들을 캐내는 재미가 쏠쏠하다. 캐스팅 역시 반전을 위한 일종의 포석이라고 할 만하다. 데이비드 토히 감독은 그냥 몸 좋고 근사한 배우들이 아니라 스테레오 타입을 적극적으로 이용할 만한 특정한 배우들을 골라서 캐스팅했다. 밀라 요보비치는 영화 초반에 해맑고 순진한 신부로 등장한다. <레지던트 이블>과 <울트라 바이올렛> 같은 영화를 본 관객이라면 그녀에게 분명히 다른 모습을 짐작할 게다. 혹은, 그런 짐작 자체가 오히려 감독의 덫이라고 여길지도 모르겠다. <다이하드4.0>과 <히트맨>의 티모시 올리펀트를 기억하는 관객이라면 그가 사이코 악당으로 변신할지 아닐지를 계속 고민하게 될 것이다.
데이비드 토히는 반전이 마침내 밝혀지고 클라이맥스 격투가 벌어지기 직전 갑작스레 기나긴 플래시백을 삽입한다. 그리고 각 커플의 지난 행적을 세피아톤의 화면으로 자세히 까발린다. 플래시백이란 좀 구태의연한 기법 중 하나다. 하지만 홀연히 플래시백으로 전반부와 후반부를 가르는 이 영화의 대담함은 독창적인 데가 있다. 반전 스릴러 작가들이 참고할 만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