관람자: 서경석 목사 영화명: <빵과 장미>
“원주민 쫓아내는 개발악법 철폐하라!” 웬 ‘빨갱이’ 구호냐고? 아니올시다. 무려 보수적 기독교단체의 선두주자 ‘기독교사회책임’이 외친 구호다. 서경석 목사가 공동대표를 맡은 ‘기독교사회책임’은 지난 7월14일 서울 대한문 앞 1개 차로를 점거하는 ‘불법집회’를 감행했다. 현재 서경석 목사가 몸담은 서울조선족교회가 구로4동에 위치하고 있는데, 곧 재개발에 들어간다는 소식이 들려오자 철거민 신세가 될 것을 우려, 불법집회를 감행한 것이다. 서경석 목사는 “두 차례나 집회를 했는데 언론보도가 안돼 이 방법을 택했다”고 했다.
서경석 목사와 ‘기독교사회책임’은 용산참사 당시 “과격 시위 근절을 위한 근본대책이 강구되어야 한다. 삶의 막다른 골목에 다다른 철거민들을 선동해서 반정부 투쟁을 획책하고 이를 통해 이익을 취해 온 전철연을 더이상 이대로 방치해서는 안된다”라든가, 당시의 촛불집회에 대해 “이들은 지난해 5월부터 석달 동안 촛불시위를 벌였던 광우병 대책회의 참가단체들이다. 이들이 용산참사를 기화로 다시 나라를 흔들려고 획책하고 있다”는 성명을 발표한 바 있다. 흠, 역지사지를 이런 식으로 실행하다니? 이왕 이렇게 된 거, 미국 내 멕시코 노동자의 유쾌한 ‘불법파업/집회’를 다룬 켄 로치의 <빵과 장미>라도 보면서 불법집회의 테크닉을 좀더 연마하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