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좀 살 만해진 걸까요? 2009년 상반기 극장 매출액이 전년 대비 4.7%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영화진흥위원회가 발표한 2009년 상반기 한국영화산업 결산 발표에 따르면 2009년 상반기 관객 수는 전년 같은 기간 대비 2.9% 증가했고, 종전 최고 기록인 2006년 상반기 박스오피스 4737억원보다 31억원 늘어난 4768억원의 매출고를 올렸습니다. 한국영화 점유율도 전년 같은 기간 대비 7.5% 상승한 44.7%로 집계됐습니다. <과속스캔들>의 대박흥행, 이어 <워낭소리>와 <7급 공무원> 등이 선전한 덕분입니다. 눈에 띄는 점은 투자·배급사의 재편구도입니다. 롯데엔터테인먼트가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446만명), <7급 공무원>(403만명), <과속스캔들>(383만명) 등의 흥행작을 연이어 내놓으면서 CJ엔터테인먼트의 독주체제를 무너뜨린 것으로 보입니다. 다만, 상반기 마지막 달인 6월은 전년 동기에 비해 관객이 13.9% 감소했고, 전월에 비해서도 20.6% 감소한 것으로 나타났습니다. 살 만해진 게 아니라, 숨통이 조금 트인 정도인 것 같네요.
김곡 감독의 <고갈>이 영상물등급위원회(이하 영등위)로부터 제한상영가 판정을 받았습니다. 이에 따라 지난해 서울독립영화제에서 대상을 수상했으며, 미국 시라큐스국제영화제 수상 및 로테르담국제영화제에 출품됐던 독립영화 <고갈>의 9월 개봉 일정에 빨간불이 켜졌네요. 영등위쪽은 “<고갈>이 주제, 선정성 등의 수위가 아주 높고 폭력성, 공포, 대사, 모방위험 등 다른 판단 기준들도 모두 수위가 높”으며 “대사 및 주제, 폭력성 부분에서도 청소년에게는 유해한 내용을 포함하고 있어” 제한상영가 등급으로 분류했다고 밝혔습니다. <고갈>의 김곡 감독은 “배급사를 찾지 못해 직접 사업자등록까지 하면서 개봉에 열의를 보였는데, 이번 제한상영가 판정으로 개봉 일정이 난항에 처했다”며 “우선은 재심의 신청을 할 예정”이라네요. 구체적인 등급분류 기준 대신 매번 주관적인 잣대를 들이대는 영등위, 혹시 <고갈>을 리얼리즘영화로 잘못 보신 건 아닌지요.
서울영상위원회가 국제공동제작영상물 개발비 지원작을 선정, 발표했네요. 선정된 프로젝트는 네덜란드의 인 수 프로덕션이 기획 중인 <사계절>을 비롯해 크라제픽쳐스의 <줌마!줌마!줌마>, 사이드킥스의 <음악도시>, 황금화살의 <싱고>, 이모션픽쳐스와 무무픽쳐스의 <여행>, 영화사 봄의 <남과 여> 등 모두 6편입니다. 서울영상위원회는 올해부터 시행된 이번 사업으로 “개발, 프리 프로덕션, 프로덕션 단계에서의 지원을 모두 갖추게 됐”습니다. 국가간 경계를 허무는 공동제작 프로젝트는 많아졌지만 그럼에도 여전히 돈 구하기는 어려운 상황. 서울영상위원회의 개발비 지원은 가뭄 속 단비인 것만은 분명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