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야연> <집결호>를 만든 펑샤오강 감독이 신작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탕산대지진>이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1976년 30만명의 목숨을 앗아간 중국 탕산시의 대지진을 소재로 합니다. 주인공은 이 천재지변에서 살아남은 여인이라는군요. 펑샤오강 감독은 2008년 5월 일어난 쓰촨 대지진 뒤 이 영화를 떠올렸다는데, 무려 8만7천명이 죽고 37만5천명이 다치고 또 500만명이 거리로 내몰린 현실이 감독에게 던져준 영감이 무엇일지 궁금하고 한편 가슴 아픕니다. 다행인지 불행인지 폐허가 된 탕산을 카메라에 담기 위해 따로 세트를 만들 필요는 없다고 합니다. 아직도 상처가 아물지 않은 슬픈 쓰촨의 모습을 그대로 촬영할 예정이거든요.
<탕산대지진>은 펑샤오강 감독에게도 의미있는 작업이 될 모양입니다. 2008년 개봉한 <비성물요>가 지난 한해 중국에서 가장 많은 관객과 만나면서 펑샤오강이 ‘투자 0순위 감독’으로 비상했기 때문입니다. 덕분에 이 영화는 국영영화사인 차이나필름그룹과 탕산시의 재정 지원을 받아 2200만달러를 확보했습니다. 처음에 펑샤오강은 쓰촨의 피해자들을 우려해 영화를 찍지 않으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영화는 지진을 스크린에서 재현하기보다는 지진을 겪은 사람들의 정신적 고통에 초점을 맞춘다고 하네요. 현재 각본 단계까지 완성됐고, 로케이션 헌팅이 한창이랍니다. 캐스팅은 미정인데요, 펑샤오강의 영화에 자주 모습을 보였던 중국의 국민배우 갈우는 아쉽게도 이번엔 출연하지 않는다고 하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