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세계적인 경제 위기로 펀드가 바닥났다고요? 이유가 궁금하십니까. 총기협회도, 의료보험협회도 조지 부시도 피해갈 수 없었던 골칫덩어리 감독 마이클 무어가 말끔하게 원인을 분석해드립니다. 제목 미정의 신작에서 무어가 이 빌어먹을 세계 경제 위기를 있게 한 주역, 부자를 공격하고 나섰습니다. 제너럴 모터스사를 신랄하게 꼬집었던 <로저와 나>가 이미 있었다고요? 네, 맞습니다. 그러니 이번 다큐멘터리는 부자에게 현미경 들이대기 혹은 메스 들기죠. 좀더 전문화된 관찰이라고 봐야겠습니다.
뭐 주제야 달라졌지만 우리가 미처 알지 못했던 거대 시스템에 대한 까발림은 그대로 될 듯합니다. 부자 역시 총기협회나 의료보험협회가 그랬듯이 고도로 시스템화되어 있다는 것이 부자의 뒤를 쫓고 쫓는 무어의 결론입니다. 그의 말인즉 “부자들은 계속 가지기를 원하고 국민들이 어렵게 번 돈을 빼앗기 위해 시스템화한다”는 것입니다. 신작에 대한 윤곽은 여기까지입니다. ‘부자들이 도대체 왜 그런지를 꼼꼼히 밝히러 다니’는 무어의 저 혼자 작업 방식 탓에 제작사인 오버튜어 필름스도 아직 정확히 신작을 정의하지 못하는 상태입니다. 꼬리에 꼬리를 물고 꼬치꼬치 캐묻는, 일대일로 맞장뜨기 연출 방식이 이번에도 빛을 발하리라 믿어 의심치 않습니다.
어찌됐건 북미지역 개봉일은 10월2일로 확정됐습니다. 최근 들어 수그러든 경제 위기가 개봉일 결정에 영향을 미쳤다는군요. 아무래도 세계 경제가 봄눈 녹듯 녹아버리면 부자 씹어대기도 맥이 빠질 테니, 고도의 전략으로 개봉 잘하시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