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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아류작, <왕의 이름으로>
김용언 2009-05-13

synopsis 주술사 갤리언(레이 리오타)은 엡 왕국을 집어삼킬 야욕에 불탄다. 갤리언이 지배하는 크럭 군단이 엡 왕국의 이곳저곳을 침략하는 와중에 평범한 농부 파머(제이슨 스타뎀)의 아들 제프가 죽고 아내 솔라나(클레어 폴라니)가 납치당한다. 파머는 오랜 친구 노릭(론 펄먼)과 처남 바스티안과 함께 길을 떠난다. 한편 지혜로운 왕 콘래드(버트 레이놀스)를 보좌하는 마법사 매릭(존 라이스 데이비스)은 자신의 딸 뮤리엘라(릴리 소비에스키)가 갤리언과 사랑에 빠졌음을 알게 된다. 갤리언은 펠로우 공작(매튜 릴라드)을 이용하여 콘래드 왕을 독살하려 한다.

게임 팬들에게 ‘던전 시즈’라는 이름을 꺼내는 순간 그들의 눈이 흥분으로 번득거리는 걸 볼 수 있다. ‘던전 시즈’는 머리 싸매고 매뉴얼을 분석할 필요없이 방대한 3D 캐릭터들을 자유롭게 운용할 수 있는 뛰어난 액션 판타지 게임이었다. 이를 영화화하는 데 있어 <레지던트 이블> <데스 레이스>의 폴 W. S. 앤더슨 감독 등이 물망에 올랐지만, 결국 <하우스 오브 데드> <얼론 인 더 다크> 등 비디오 게임을 영화화하는 데 일가견을 보였던 우베 볼 감독이 두팔 걷어붙였다. 그는 ‘던전 시즈’를 영상으로 옮긴 <왕의 이름으로>에 그동안 일반적으로 쓰던 제작비의 3배를 상회하는 6천만달러라는 대규모 제작비를 투입하며 새로운 영역에 도전장을 던졌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왕의 이름으로>는 <반지의 제왕> 시리즈의 아류작이라는 평을 벗어나기 힘들다. 드높은 산을 걸어가는 ‘원정대’를 부감으로 내려본달지, 여성 전사 에오윈과 거의 흡사한 뮤리엘라, 진흙으로 빚어낸 괴물 우르크하이의 판박이로 보이는 크럭 군단 등은 아닌 척하면서 너무 진지하게 <반지의 제왕>을 의식하는 모습으로 보임으로써 실소를 자아낸다. <트랜스포터>라든가 <아드레날린 24>에서 뛰어난 몸액션의 일인자로 등극했고, 때로 <뱅크잡> 같은 영화에서 운도 지지리 없는 노동자를 연기할 때 인상적인 분위기를 자아내던 제이슨 스타뎀이, <왕의 이름으로>에서 30년 전 실종됐던 왕의 아들로 등장하여 급기야 마법과 요정이 난무하는 왕국의 새로운 수장으로 오른다는 것 역시 어색하기 짝이 없다. 판타지의 신비로운 흥분도 없고, 그렇다고 액션 스타의 신체에서 느껴지는 액션의 쾌감도 부족하다.

참고로 2009년 최악의 영화를 꼽는 라즈베리 어워드에서 작품상, 감독상, 남우조연상(버트 레이놀스), 여우조연상(릴리 소비에스키) 후보에 이름을 올렸고, 우베 볼은 감독상을 수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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