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 Terminator Salvation 감독 맥지 출연 크리스천 베일, 안톤 옐친, 샘 워싱턴, 문 블러드굿 개봉 5월22일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네 번째 작품 <터미네이터: 미래전쟁의 시작>(이하 <터미네이터4>)은 터미네이터가 등장하지 않는 터미네이터 영화다. ‘심판의 날’ 이후의 미래를 배경으로, 인간 저항군의 리더 존 코너(크리스천 베일)가 기계군단과 사상 초유의 전쟁을 벌이는 ‘미래 3부작’의 첫 작품이 될 예정이기 때문이다. 쉽게 말해 시리즈의 시간적 배경으로 볼 때 과거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연기했던 T-101이 아직 개발되기 전이기 때문이다. 여기서 떠오르는 작품은 바로 <스타워즈> 시리즈다. 그것은 <스타워즈 에피소드1: 보이지 않는 위험>(1999)으로 새로운 <스타워즈> 3부작이 시작된 이후, <스타워즈 에피소드3: 시스의 복수>(2005)에 이르러 다스 베이더의 탄생과정을 보여준 것과 맞먹는 사건이다. 할리우드 SF블록버스터 역사상 다스 베이더와 터미네이터는 신성불가침의 영역을 지닌 몇 안되는 캐릭터들이기 때문이다.
2018년의 로스앤젤레스. 인공지능 시스템 스카이넷과 인간저항군이 대립하던 <터미네이터3: 라이즈 오브 더 머신>의 마지막 이야기로부터 영화는 시작한다. 하지만 존 코너는 스카이넷에 대해 잘 알고 있다는 이유로 동료들로부터 따돌림을 당한다. 제임스 카메론의 첫 번째 작품 <터미네이터>(1984)에서 마이클 빈이 연기했던 카일 리스(안톤 옐친) 정도만이 그를 따른다. 그래서 영화는 T-101(아놀드 슈워제네거)을 중심에 두고 일대일 대결구도를 펼쳤던 전작들과는 사뭇 다른 전쟁영화의 모양새로 흘러간다. 한편, 정체를 알 수 없는 사이보그 마커스(샘 워싱턴)가 이끄는 또 다른 저항세력이 등장해 대립구도를 형성한다. 결국 반목 끝에 힘을 합치게 된 코너와 마커스는 인류를 절멸시키려는 스카이넷의 비밀을 캐내기 위해 그 심장부로 들어간다.
가장 많이 비교되는 작품은 역시 올해 개봉하는 <트랜스포머: 패자의 역습>이다. 이에 대해 시리즈에 새로 합류한 맥지 감독은 “나 역시 <트랜스포머>의 팬”이라고 전제한 뒤 “하지만 <트랜스포머>에서는 사람 냄새가 나지 않는다. 현실적인 느낌도 없다. 반면 <터미네이터>는 철저히 우리 세계와 세대에 관한 사람들의 이야기”라고 선을 그었다. 실패로 끝나긴 했지만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퇴장’을 키워드로 삼았던 지난 3편처럼 이번에는 ‘T-101의 등장’을 중요한 클라이맥스로 두고 있다. 이미 팬들 사이에서는 ‘그 장면 하나만으로도!’ 수많은 추측이 난무한다. 그것은 <다크 나이트>의 시나리오에 참여했던 조너선 놀란을 끌어들인 것과 마찬가지로 지난 3편의 실패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자신감으로 보인다. 대니 엘프먼의 영화음악 참여 또한 같은 맥락이다. 관심을 가질 만한 인물은 또 있다. 헬레나 본햄 카터는 적은 비중이긴 하지만 사건 전개의 열쇠를 쥔 인물 ‘세레나’로 등장한다. 애초 틸다 스윈튼이 연기하기로 했던 이 역할은 촬영 전 교체됐으며, 헬레나 본햄 카터의 남편이자 <터미네이터> 시리즈의 광팬이기도 한 팀 버튼이 무조건 출연하라 했다고. 지난해 부산국제영화제를 찾기도 했던 한국계 배우 문 블러드굿은 강인한 여전사 블레어 중위 역으로 출연해 마커스와 로맨틱한 관계를 형성한다.
UP/ 하비스터, 모터터미네이터, 트랜스포터, T-600, T-700 등 T-101 외에 수많은 모델들이 눈을 즐겁게 할 예정. DOWN/ 3편이 실패했다고는 하지만 아놀드 슈워제네거가 없는 시리즈를 상상하기는 힘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