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ynopsis 내일은 큰웃음대회가 열리는 날. 신문 만평의 캐릭터들은 아이디어를 짜내기에 여념이 없다. 그런데 지난해 우승자인 고양이 가필드(엄상현)만은 1등은 따놓은 당상이라 여기며 친구들을 무시한다. 이기적인 그는 올해야말로 탱고를 추자는 파트너 알린(김옥경)의 제안을 거절하지만, 곧 신인 라몬(변영희)이 으스대며 나타나 알린을 파트너로 스카우트해버린다. 리허설에서 화려한 탱고 솜씨를 뽐내 큰 호응을 얻는 그들. 알린에게 버림받고 혼자 선보인 유머 역시 외면당하자 가필드는 대회가 열리기 전 강아지 오디(전광주)와 함께 마시면 웃겨진다는 마법의 샘물을 찾아 돌아오기로 결심한다.
<가필드: 마법의 샘물>은 웃음의 마력을 최우선에 놓는 애니메이션이다. 주인공 가필드가 웃음의 도를 터득하는 과정이 주요한 뼈대요, 극중극 형식으로 펼쳐지는 전설의 코미디언 개구리 프레디 이야기 역시 ‘유머감각이 있으면 사는 게 훨씬 즐거워진다’는 교훈을 설파한다. 여기서 흥미로운 건 웃음이 오로지 한 사람만의 번뜩이는 재치에서 탄생하지 않는다는 점이다. 가장 신나는 웃음은 오히려 관객 앞에서 기꺼이 자신을 낮출 때, 인간적인 면모를 보이는 걸 두려워하지 않을 때, 주변의 조언을 열린 마음으로 받아들일 때 성큼 다가오게 마련. 게으르기로 둘째가라 하면 서럽고, 음흉하고 심술궂기로 따지면 세계 최고인 가필드의 캐릭터 역시 그가 유머의 심장을 수차례 놓쳐버리는 순간 제대로 위력을 발휘한다. 프레디와 신비의 숲 동물들에게 긴요한 유머의 팁을 들으면서도 이를 흘려버릴 때면 이게 ‘복부비만형 거만고양이’ 가필드의 진정한 핵심 아닐까 싶다.
실사에 가필드만을 3D로 추가한 이전 <가필드> 시리즈와 달리 <가필드: 마법의 샘물>은 100% 3D애니메이션이다. 하지만 큰웃음대회의 파트너로 고양이 알린이, 모험의 조력자로 강아지 오디가 다시금 등장하는데 그 성격만큼은 달라도 너무 다르다. 가장 큰 흠이라면 이야기 전체를 지나치게 안일한 설정으로 밀어붙인다는 것. 정신적 스승인 프레디가 중국 현자의 느낌을 풍기고, 라이벌인 라몬을 느끼한 스페인 남자로 묘사한 게 대표적인 클리셰다. ‘어허 이거 왜 이래? 아마추어같이’, ‘얘야, 지켜주지 못해 미안하다’ 등의 유행어들을 은근슬쩍 남발하는 것 역시 코미디에 안주한 손쉬운 선택처럼 보인다. 그럼에도 아동을 타깃으로 한 이 작품이 어른 관객에게 호소력을 발휘한다면 유머라곤 찾아볼 수 없는 이 가혹한 시기에 감히 우리 모두 실컷 웃어보자고 주장해서가 아닐지. 한국인 한언덕 감독이 마크 디페 감독과 공동연출자로 이름을 올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