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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월드 액션] 두려움 떨치고 마피아 깡패들에 맞서다
이화정 2009-01-13

<고모라>

전세계 범죄조직 중 마피아만큼 미화된 조직이 있을까요. <대부>로 전해진 스크린 속 마피아의 세계는 누구도 범접할 수 없는 신화화된 조직이었습니다. 그러나 두려움 때문에 용기내어 말하지 못했을 뿐 실제 마피아는 악행을 저지르는 범죄 조직에 불과합니다. 최근 소식에 따르면 이탈리아의 경기한파에도 마피아 집단은 각종 범죄와 이권 개입으로 수익을 올린다고 합니다. 이탈리아에서는 지금 이렇게 범죄의 온상이자 아무렇지도 않게 살인을 저지르는 더럽고 추한 마피아 조직에 대한 생생한 진실을 파헤치는 영화가 속속 제작 중입니다.

신호탄은 마테오 가론의 영화 <고모라>였습니다. 지난해 칸국제영화제 대상 수상작인 <고모라>는 지금까지 영화에서 마피아를 그려왔던 것과 전혀 다른 방식으로 마피아 세계에 접근한 충격적인 작품입니다. 집필 뒤, 나폴리 조직 ‘카모라’에 죽음의 위협을 받는 원작자의 노고는 가론의 영화에도 고스란히 전해졌습니다. 비정한 조직의 세계를 화려한 액션과 과장, 장엄한 음악으로 담아냈던 기존 마피아 영화의 공식과 달리 어두운 범죄소굴이라는 ‘반마피아’적인 성향을 담은 것이지요. 2월13일 미국 개봉을 앞둔 이 영화에 대해 마틴 스코시즈는 자신의 이름을 전면에 내세워 ‘마틴 스코시즈 제공’이라는 헌사를 했다고 합니다. “끔찍한 진실을 밝히기 위한 가론 감독의 헌신을 존경한다”는 변과 함께 말이죠.

이른바 ‘반마피아’영화로 분류될 이들 영화들은 두려움의 대상이었던 마피아에 대한 전면전을 선포하고 나섭니다. 마르코 리시 감독의 <포르타파시>(Fortapasc)는 마피아 전쟁을 본격적으로 다뤘으며, <세븐 파운즈>의 가브리엘 무치노가 기획하고 루게로 가바이가 연출을 맡은 다큐드라마 <나는 기억한다>(Ioricirdo)는 시실리 해안에 사는 선량한 주민들이 말하는 마피아에 대한 기억을 다룹니다. 가브리엘은 “이건 역사적인 다큐멘터리다. 마피아는 사람을 죽이고 가족을 파괴한 흉악범이다”라고 전합니다.

올 2월 개봉할 마르코 아멘타 감독의 <시실리 소녀>(The Sicilian Girl)는 마피아 전쟁으로 아버지를 잃은 17살 소녀 리타의 눈에 비친 흉포한 마피아입니다. 아멘타 감독은 “사춘기 소녀의 관점에서 본 마피아의 세계가 얼마나 추하고 그릇된 것인지 보여준다”고 합니다. 30년 전 코폴라가 만든 이 완벽한 신화의 세상이 무참히 깨어져나가는 걸 지켜보는 건 영화팬으로서 아쉬운 일이지만, 어쨌든 마피아가 추악한 범죄집단이라는 ‘역사적 사실’을 간과할 순 없겠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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