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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에게 독도란 어떤 존재인가 <미안하다 독도야>
장영엽 2008-12-31

독도에 미안함을 느낄 지수 ★★ 제작진의 고생 지수 ★★★★★ 독도 관련 인물 출연횟수 지수 ★★★★★

한국인에게 독도는 가깝고도 먼 섬이다. 누구나 독도를 알고 그곳이 한국의 영토임을 알지만, 독도가 어떤 섬이며 왜 한국의 땅인지 설명하려면 그곳은 지리적 거리만큼이나 멀게 느껴진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이러한 문제의식을 바탕으로 제작된 다큐멘터리다. 영화는 독도가 일본 땅이라고 주장하는 이들의 적극적인 활동을 보여주며 시작한다. 90%가 넘는 세계지도에 동해가 일본해로 표기되어 있고, 일본 외무성 홈페이지에는 독도가 일본의 영토임을 설명하는 글이 올라와 있다. 이미 언론에서 수차례 보도했던 이 내용을 다큐멘터리가 굳이 다시 짚는 건 정부의 소극적인 대처를 꼬집기 위함이 아니다. 정부에 의한 큰 변화가 어렵다면 작은 변화부터 추진하자는 생각이다. 이에 따라 영화는 전국 곳곳에서 독도 수호를 위해 힘쓰는 이들의 작은 움직임을 카메라에 담는다. 즉, <미안하다 독도야>는 개개인의 마음에 비친 독도를 조명해 결국 한국인에게 독도란 어떤 존재인지를 고찰하는 의도의 다큐멘터리다.

이 다큐멘터리의 공적은 그야말로 ‘발품’이다. <미안하다 독도야>는 장면마다 제작진의 고생이 고스란히 묻어난다. 독도의 유일한 주민인 김성도 할아버지 부부와 사이버 외교사절단 반크처럼 독도문제가 부상할 때마다 조명되는 사람들은 물론이고 독도 사랑을 외치는 프리허그 단체나 독도 앞바다에 6천명 한국인의 손도장 핸드프린팅으로 만든 초대형 태극기를 띄운 동아리 ‘생존경쟁’처럼 낯선 이들의 기록 또한 영화를 통해 확인할 수 있다. 독도에 삽살개를 기증한 교수나 자신의 전시회에 언제나 독도 그림을 포함시키는 미술가 인터뷰에 이르면 ‘독도’라는 이름에 관련된 일반인은 모두 만난 듯한 느낌이 들 정도다.

하지만 이 다큐멘터리가 ‘발품’에 비해 얼마나 새로운 볼거리와 의미를 제공하고 있는지는 의문이다. 김장훈의 내레이션은 ‘독도는 우리땅’이라는 구호가 너무나도 당연하게 받아들여지고 있는 현실을 경계하지만, 이 영화 역시 어느 정도는 한국인의 애국심에 호소하고 있다는 점을 부인할 수 없다. 태극기와 <아리랑>, 애국가가 등장하지 않는 독도 영화를 기대하기란 역시 무리였을까. <미안하다 독도야>가 독도를 다룬 첫 번째 영화라는 점을 떠올리면, 그 이상을 기대하는 것이 오히려 지나친 욕심이 아니었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

tip/일반 관광객이 독도에 머물 수 있는 시간은 하루 30분이다. 김성도 이장 부부와 등대지기, 독도관리소와 독도경비대 직원들을 제외한 사람들은 독도에서 숙박할 수 없다. 제작진은 촬영을 위해 관리소에 입도 허가를 받았으며, 대부분의 시간을 포항과 울릉도에서 대기하며 보냈다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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