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라마운트와 3년간의 동거를 끝낸 드림웍스의 다음 행보가 결정됐다. 스티븐 스필버그의 드림웍스가 파라마운트를 떠나 유니버설과 새로운 파트너십을 유지한다. 향후 7년간 유지될 계약 조건에 따르면 유니버설은 1년에 최고 6편까지 드림웍스의 작품에 대해 자국과 해외시장 배급까지 도맡을 예정. 유니버설은 드림웍스 영화에 대한 배급 수익으로 8%를 가져간다. 스필버그는 “이번 계약으로 유니버설과 오랫동안 맺어왔던 관계를 발전시킬 수 있는 새로운 장이 마련됐다”며 유니버설을 ‘내 집처럼 편한 곳’이라고 명명했다. 자신의 초기작 <죠스>가 유니버설에서 제작된 점, 2006년 파라마운트와 손잡은 뒤에도 자신의 제작사인 앰블린엔터테인먼트가 유니버설엔터테인먼트와 같은 건물 안에 위치해 있다는 점, 드림웍스의 공동대표인 스테이시 스나이더가 원래 유니버설의 회장이었다는 점 등 유니버설은 스필버그에게 각별한 인연이 있는 곳이다. 특히 파라마운트가 드림웍스에 대한 소유권을 주장했던 것에 대한 불편함을 드러내왔던 스필버그로서는 이번 협력에 거는 기대가 자못 크다.
한편 드림웍스-유니버설 체제 아래서도 드림웍스와 파라마운트가 추진해온 프로젝트들은 당분간 지속될 예정이다. 개발 중인 30편의 작품에 대해 공동자금과 공동배급의 형식으로 진행된다. 스필버그 제작, 폴 그린그래스 연출의 <시카고 7인의 재판>을 포함, <트랜스포머2>와 <세계가 충돌할 때> <노르빗> 등의 작품이 이에 속한다. 그러나 애니메이션의 경우 사정이 다르다. 제프리 카첸버그가 제작하는 드림웍스 애니메이션은 드림웍스 애니메이션 스튜디오라는 기존의 명칭은 버리지만, 공식적으로 2012년까지 파라마운트와 배급 계약에 변화가 없다. 이번 계약으로 국내에서는 2007년부터 파라마운트와 계약을 체결한 CJ엔터테인먼트의 협력에 대한 관심이 쏠린다. 그러나 아직까지 직접적인 영향은 없다. CJ엔터테인먼트의 한 관계자는 “드림웍스와 유니버설의 협력에 대해 아직 공식적인 언급은 없다. 내년 중반까지 예정된 <트랜스포머2>와 <지 아이 조> 등의 작품은 예정대로 진행된다”라며 좀더 지켜볼 것을 요구한다. 드림웍스와 유니버설의 결합을 피부로 느끼기에는 파라마운트와 청산해야 할 프로젝트가 아직 많이 남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