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니즈 바즈미 감독의 신작 <Singh Is Kinng>이 한동안 잠잠하던 발리우드에 돌풍을 일으키고 있다. 개봉 열흘 만에 58크로르(145억원)의 흥행수입을 올린 <Singh Is Kinng>은 발리우드 최고의 히트를 기록했던 샤루 칸 주연의 <옴 샨티 옴>(2007)의 출발과 비슷한 호조를 보였다. 영화 곳곳에 배어 있는 펀잡풍 요소들로 펀잡주를 비롯한 북인도 지역의 관객몰이만 예상했던 것과 달리 인도 전역에서 선전을 하고 있다. 더욱이 재외거주 인도인들의 절대다수가 펀잡 출신의 시크교도라는 점을 감안한다면 해외시장에서의 흥행도 그 어느 때보다 순조로워 보인다.
바보스러운 주인공을 내세우면서 제2의 <문나바이>가 아니냐는 냉소적인 시각도 있었지만 <Singh Is Kinng>은 차별화하기 위해 애쓴 흔적이 역력하다. 특히 로드무비 형식을 가미하면서 호주와 이집트 등지에서 촬영한 장면들은 단순한 줄거리에 지루해질 만하면 구경거리를 제공한다. 영화는 해피 싱이라는 한 남자의 이야기를 다룬다. 인도의 시골 마을에 사는 싱은 불의를 보면 절대 참지 못하는 올곧은 남자지만 그의 개입은 마을사람들에게는 언제나 민폐일 뿐이다. 결국 마을 사람들은 싱에게 마을을 떠나줄 것을 요구하고 이때부터 싱의 긴 여정이 시작된다. 호주, 이집트를 거치는 싱의 여행길은 코믹함과 잔잔한 감동을 동반하면서 전개된다.
<Singh Is Kinng>의 개봉 뒤 가장 큰 관심을 받은 것은 단연 주인공 역을 맡은 악셰이 쿠마르였다. 인도의 영화 관련 매체들은 샤루 칸, 아미르 칸, 살만 칸의 이른바 발리우드를 이끄는 3대 ‘칸’들에 밀려 만년 2인자 자리를 지키던 그가 <Singh Is Kinng>을 통해 코믹영화의 대표배우로 자리매김했다고 대대적으로 보도하고 있다. 실제 악셰이 쿠마르는 3대 칸과 비슷한 시기에 등장하여 오랜 시간 그들이 주연을 맡은 영화에 조연으로 출연했었다. 현재 편당 20억원에 가까운 출연료를 받고 있는 그가 이번 영화로 흥행보증 배우로 쐐기를 박는다면 코믹영화 ‘킹’의 자리는 그의 것이 될 듯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