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령 헬렌은 누군가 자신을 바라보고 있음을 느낀다. 단순히 느낌만이 아니었다. 헬렌의 호스트인 브라운 씨가 가르치는 학생 중 하나가 그녀를 보고 들을 수 있었다. 소년 빌리의 몸 안에 제임스라는 남자의 혼이 깃들어 있기 때문이었다. 헬렌은 자신의 존재를 인지하는 인간이 있다는 사실에 기뻐하고, 두려움과 설렘이 그녀에게 찾아온다. 제임스를 좋아하게 된 헬렌은 인간으로 함께 있기 위해 영혼이 떠나버린 소녀의 몸으로 들어간다.
죽음 이후에 영혼은 어디로 갈까. 그런 호기심을 느껴본 사람이라면 <고스트 인 러브>의 이야기에 솔깃할 수밖에 없을 것이다. 이 책은 옛날 <사랑과 영혼>과는 또 다른 방식으로, 죽은지 오래 지나 이 인간 저 인간을 떠돌며 지내는 유령들의 사연을 보여주는데 신인인 로라 위트콤은 헬렌과 제임스를 슬프고 아련한 이야기로 끌어들인다. 이 책에서는 퀵과 라이트라는 용어를 써 인간과 이계의 존재 방식을 나누는데, 인간이 인지하지 못하는 방식으로 존재하는 그 무엇에 관한 상상이 흥미롭다. <전설의 고향>이 (또다시) 부활한 여름에 읽는 서늘한 러브스토리. 이 책은 2005년 반즈앤노블의 우수신인작가 선정작으로, 워너브러더스에서 영화화 판권을 샀다고 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