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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원희] 음후하하하, 나 쾌남 스파이야
주성철 사진 서지형(스틸기사) 2008-08-19

<다찌마와리>의 다찌마와리, 임원희

다찌마와리가 돌아왔다. 2000년 당시 조회수 100만건를 훌쩍 넘겨버린 인터넷 중편 <다찌마와리>의 주인공 임원희 그대로다. 불한당을 보면 참지 못하고, 어떤 상황에서도 매끈한 가르마를 생명처럼 소중히 하며, 여자 앞에서 맹수처럼 곰보빵을 뜯어먹던 그 쾌남이 다시 돌아온 것. 어떤 렌즈를 써도 광각렌즈를 쓴 것처럼 느껴지는 이 빈틈없이 꽉 찬 마스크의 배우는 그 시간만큼 더 성숙해졌고 능숙해졌다. 영화를 직접 보면 알겠지만 눈물, 콧물, 침물의 양도 늘었다. 그렇게 장편으로 업그레이드된 만큼 변화는 더 많다. 무엇보다 2000년의 다찌마와리는 단벌신사였지만 이번에는 거의 10벌 정도 갈아입으며 화려한 패션쇼를 벌인다. 또 왕년의 다찌마와리는 오직 주먹만 쓰는 한 조그만 동네의 모범시민이었지만 이번에는 상하이, 만주, 스위스, 미국을 오가며 권총과 신무기도 자유자재로 사용하는 글로벌 첩보원이다. 바꿔 말하면 임원희 자신의 말처럼 ‘모델로 삼을 캐릭터가 없는 캐릭터’다. 배우로서는 참 막막하기도 하겠지만 연기의 쾌감이 최고조인 캐릭터이기도 하다.

예전 <다찌마와리>는 계속 속편이나 장편으로 업그레이드해달라 요청받았던 영화다. TV시리즈 제작 얘기도 돌았을 정도로 100% 후시녹음의 유머와 현란한 액션의 이중주를 보여준 다찌마와리는 크나큰 인상을 남겼다. 극도로 과장된 캐릭터인데도 현실의 임원희를 보고 있으면 그저 다찌마와리 그 자체로 느껴지는 것은 묘한 일이다. 그만큼 다찌마와리는 임원희의 또 다른 이름이나 마찬가지다. 7년이 지나 다시 제 이름을 찾았다고나 할까. 그래도 그는 새로운 개성을 원했다. 영화의 부제인 ‘악인이여 지옥행 급행열차를 타라’는 물론 박노식 감독의 또 다른 영화 <작크를 채워라> 등 당시의 한국 첩보액션영화들을 다시 섭렵했다. 네번 정도 큰 액션신이 있는데, 액션의 강도가 더 높아질 것은 당연한 일이라 훈련도 게을리 할 수 없었다. 아쉬움이 있다면 큰 부상이 없었다는 사실이다. “원래 이런 액션영화 찍으면 다리가 부러졌다거나 아킬레스건이 나갔다거나 하는 보도가 나가야 좀 ‘있어’ 보이는데 진짜 별 부상이 없었다. 가벼운 타박상 정도라 얘기하고 다니기도 그렇고 좀 억울하다. (웃음) 라스트에도 예전 <다찌마와리>처럼 NG장면들을 삽입하기로 했는데 심지어 ‘쓸 만한’ NG도 도통 안 나는 거다. 내가 실려 나가고 하는 장면들이 마지막에 보여야 폼이 날 텐데. 그래서 나중에는 NG 장면에 쓰게 일부러 다쳐볼까 하는 생각도 했다.”

임원희에게 다찌마와리 캐릭터는 묘한 애증의 이름이다. ‘약이자 독’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중편 <다찌마와리> 이후 코미디영화 시나리오가 무지하게 많이 들어왔다. 인기가 높았던 만큼 앞으로 내가 쉽게 빠져나오기 어려운 이름일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나는 여전히 ‘만화적’이라는 얘기를 많이 듣는다. 그런 점에서 이번 <다찌마와리>는 그런 선입견을 벗어나려 애쓰기보다 오히려 더 극단적으로 밀어붙인 케이스다. 그래서 지금은 어쩐지 편한 기분이다. 더 자유로워졌다고나 할까.” 그런 임원희의 욕심은 단 하나다. 초반 20분 안에 관객을 설득해야 한다는 것. “일단 머리를 무장해제하고 이 영화의 언어와 세계로 빠져들면 이보다 더한 재미가 없을 것”이라는 게 그의 얘기다. 사람들의 기대가 부담되지 않느냐는 물음에도 그는 영화 속 다찌마와리처럼 태연하고 호방하다. “무관심이 슬픈 일이지, 사람들의 기대치가 높은 건 기뻐해야 할 일 아닌가요? (다찌마와리의 웃음으로) 음후하하하하하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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