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시 2008년 7월 16일 장소 대한극장 7관
이 영화
주성치가 <소림축구>를 전신으로 삼아 기획하고 <춤추는 대수사선>의 모토히로 가쓰유키 감독이 연출한 영화. 태어날때 부터 소림권을 좋아했던 린(시바사키 코우)은 3천일 동안의 소림사 수련을 마치고 일본으로 돌아온다. 함께 수련을 했던 다른 친구들이 스튜어디스와 여배우를 꿈꿀때도 오로지 일본에 소림권을 전파시키겠다는 의지를 품었던 그녀다. 하지만 할아버지가 고향땅에서 운영하던 소림도장은 폐허가 됐고, 린을 가르치던 사부는 중국집 주방장으로 살고 있다. 낙심한 린에게 친구 밍밍(장우기)은 라크로스(라켓을 이용해 공을 패스로 연결, 상대편의 골대에 넣는 게임)와 쿵푸를 결합하는 아이디어를 제공한다. 라크로스 부원들에게 무술을 가르치면서 린은 잃어버린 도장을 되찾고, 점차 소림권의 기본 정신에 새롭게 눈을 뜬다. 그러던 어느 날, 학교의 학장인 오바(나카무라 토오루)가 린에게 잠재된 가공할 위력을 감지하고 그녀에게 접근한다. 7월 24일 개봉
100자평
출근길의 직장인들이 정류장에 모여 쿵푸를 연마하던 <소림축구>의 마지막 시퀀스처럼 <소림소녀> 역시 쿵푸의 대중화로 해피엔딩을 장식하는 영화다. 하지만 <소림소녀>의 야심은 <소림축구>에서 한발 짝 엇나간다. 모토히로 가쓰유키 감독은 <소림소녀>를 <스윙걸즈> 같은 소녀들의 발랄한 소동극과 기존의 쿵푸영화가 가진 관습들로 채워넣었다. 스포츠와 쿵푸가 결합하는 액션의 매력은 사실상 뒷전이며 이야기의 대부분은 린이 속한 라크로스팀의 토너먼트 스토리가 아닌, 할아버지의 도장을 격파한 이들에게 펼치는 린의 복수극이다. 하지만 게임 스테이지처럼 그려진 그녀의 복수극에서 액션의 쾌감을 경험하기는 어렵다. 허무맹랑한 유머로 채워진 <소림축구>의 매력과 재회하기에도 방만하게 엮여있는 이야기가 걸림돌이 되는 모양새. 주성치의 콤비인 전계문와 임자총이 <소림축구>의 캐릭터 그대로 등장하지만, 이들도 복수극의 무게에 기가 죽은 모습이다. 여전히 날계란에 목숨을 거는 임자총의 모습이 그나마 반갑다. 날아가는 공에 잔디가 파이고, 공이 표범으로 변하는 <소림축구> 식의 액션을 기대한 관객이라면 엔딩크레딧을 기다리자. - 강병진 <씨네21> 기자
한 마디로 중심이 없는 영화다. 어정쩡한 코미디를 지나 간질간질한 청춘물로 살짝 덧칠을 하더니, 황당무계한 쿵푸 액션으로 마무리를 한다. 설마 그럴 리야 없겠지만 <소림축구>의 영광을 다시 재현을 하고 싶었던 거라면 어마어마한 착각이 아닐 수 없다. <소림축구>는 오버에 오버를 거듭했지만, 그 과정에 자연스럽게 녹아있는 드라마와 볼거리가 있었다. 반면 <소림소녀>는 내세울만한 무기가 없다. 액션도 약하고 코믹도 드라마도, 심지어 톡톡 튀는 캐릭터도 없다. 시바사키 코우를 열렬히 사모하지만, 안타깝게도 그녀에겐 '소림소녀'라는 캐릭터는 전혀 어울리지 않는다. <소림소녀>는 일본영화와 홍콩영화의 무리한 결합이 가져온 실패작이다. - 김종철 <익스트림 무비> 편집장