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화로 보고 싶다. <골든 슬럼버>를 다 읽고 나니 주인공 아오야기 마사하루를 만나고 싶어졌다. 반듯하고 성실하지만 도저히 혼자 힘으로 벗을 수 없는 누명을 쓴 남자. 일본의 총리가 암살된다. 고향 센다이시에서 퍼레이드를 하던 중 폭탄으로 암살된다. 2년 전 연쇄살인사건 이후 정보감시구역 모델도시로 지정된 센다이시에서는 엄청난 양의 정보수집이 이루어지고, 하루 만에 용의자가 발표된다. 2년 전 여배우 강도사건이 발생했을 때 여배우를 도운 전직 택배기사 아오야기 마사하루. 집요한 추적을 받은 하루 뒤, 범인은 인질을 잡고 매스컴 앞에 모습을 드러낸다. 이 책은 사건의 시작, 사건의 시청자, 사건 20년 뒤, 사건 석달 뒤로 구성된다. 사건이 보여진 방식, 진실, 남은 이야기를 시간 순서를 섞어 보여준다. 사건 이야기가 시작되기 직전에 등장하는 사건 20년 뒤 상황은 독자를 낚는 구실을 톡톡히 한다. 아오야기 마사하루나 총리 살해와 관련된 사람들이 얼마 지나지 않아 줄줄이 사고사했다는 설정이기 때문이다. 대체 어떤 음모가 있었을까. 왜 이렇게 많은 사람들이 죽어야 했을까. 이사카 고타로 특유의 개성있는 인물 설정과 속도감있는 전개 덕에 책을 읽는 내내 가슴이 두근거린다. 한동안 머릿속을 맴돌, 극히 매력적인 주인공의 탄생.