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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화계에서 주목받고 있는 특수목적투자조합
이영진 2008-04-14

경상비 제외 원칙에 제작사들 아쉬움 토로

가뭄을 씻어낼 단비가 될 것인가. 영화진흥위원회가 출자한 특수목적투자조합이 주목받고 있다. 4월10일 서울 홍릉 영진위에서 열린 ‘소빅다양성영화투자조합’과 ‘ACTI기획개발전문투자조합’ 투자설명회에는 프로듀서, 감독, 제작사 대표 등 100명이 넘는 영화인들이 대거 몰려 높은 관심을 드러냈다. “순제작비 20억원 이하인 한국영화 및 다양성 수입영화를 대상”으로 한 소빅다양성영화 투자조합은 이미 올해 2월부터 운용되어 <비스티 보이즈> <나는 행복합니다> 등에 출자하고 있는 터라 비교적 논의가 차분하게 이뤄졌다. 반면 2주 전에 결성된 ‘ACTI기획개발전문투자조합’을 두고서는 기대가 높았던 까닭인지 “수익성 우선”“지나치게 보수적인 투자” 등 주최쪽과 참석자들 사이에서 격한 논쟁이 오갔다.

ACTI기획개발전문투자조합은 40억원 규모의 펀드로, 한국영화 기획개발비를 주요 투자대상으로 삼고 있다. 시나리오 개발 단계에서 필요한 원작 판권료, 작가료 등에 중점 투자하며, 시나리오가 완성되면 이를 되파는 방식으로 수익을 확보할 예정이다. 제작 초기 기획개발비를 확보하지 못해 발을 구르던 제작사와 독립 프로듀서들에게는 반가운 소식. 그러나 투자금을 제작비의 경상비로 사용하지 못하도록 하는 등 운용계획과 관련해서는 이견이 적지 않았다. 전재영 프로듀서는 “취지에는 원칙적으로 동의하지만 현실적으로 기획개발 단계에서 경상비는 절실한 것 아닌가”라면서 “원작 판권료 및 작가 집필료를 지불하면서도 프로듀서들의 인건비에 대해서는 전혀 고려가 없다”고 지적했다. 그는 “판권을 갖고 거래를 하는 투자조합의 에이전시 기능에 반대하지 않는다. 다만 시나리오만이 아니라 다각적인 형태로 수익모델을 고민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이에 서영관 대표펀드매니저는 “기획개발비 투자는 리스크가 가장 큰 부문”이라면서 “이 투자조합이 수익률을 내세우는 것은 펀드의 고유한 목적이기도 하지만 동시에 과거와는 다른 저비용 구조의 제작시스템을 안착시키는 것도 포함되어 있다”고 말했다. 지금 같은 위기상황이 앞으로 “2년 이상 지속될 것이 분명한데” 기획개발 단계에서부터 ”사무실을 내고, 사람을 고용하는 형태의” 고비용 시스템을 고집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영화진흥위원회 관계자는 “혜택을 볼 수 있는 영화가 얼마나 되겠느냐. 하늘의 별따기 아니냐는 볼멘소리도 있다”면서도 “영진위에서는 지자체 등과 함께 제작사가 경상비를 어느 정도 충당할 수 있도록 하는 지원 프로그램을 만들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