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자 프로축구 선수를 꿈꾸는 줄리에타(루아나 피오바니)는 아버지의 영향으로 브라질 프로축구클럽 팔메이라스의 열렬한 팬이다. 어느 날 그녀는 안과치료를 받으러 갔다가 의사인 로메우(마르코 리카)를 만나 사랑에 빠지게 되는데, 운명의 장난처럼 그는 팔메이라스의 라이벌 클럽인 코린티안스의 골수팬이다. 사랑을 포기할 수 없는 로메우는 팔메이라스 서포터즈인 것처럼 위장해 유니폼도 사입고 팀의 역사와 정보까지 달달 왼다. 하지만 그를 사위처럼 각별히 대하던 줄리에타의 아버지는 그의 정체를 알게 되면서 야박하게 대하기 시작한다.
배우 에이미 어빙의 남편이자 <쇼 오브 포스>(1990), <뷰 프럼 더 탑>(2003) 등을 만들었던 브루노 바레토는 브라질과 할리우드를 오가며 활발하게 활동하고 있는 감독이다. 주로 멜로영화에 일가견을 보였던 그는 <로미오와 줄리엣>의 비극적 대결구도를 라이벌 축구클럽을 사랑하는 가문 이야기로 유머러스하게 바꿨다. 심지어 팔메이라스의 수건 위에서 섹스를 해야 하는 로메우의 고통은 웃음을 자아낸다. 하지만 영화에서처럼 일본에서 벌어지는 원정경기까지 따라나설 정도로 축구에 목숨 건 사람들에게 이것은 멜로영화가 아니라 전쟁영화나 다름없다. 실제 경기장에서 촬영한 스펙터클한 화면도 축구 경기의 활력과 박력을 전한다. 원작과 결정적으로 다른 점이라면 위대한 사랑의 힘에 굴복하는 양쪽 집안이라고나 할까. ‘사랑은 불을 녹이고 얼음을 태운다’는 진리가 결국 축구에 대한 사랑을 넘어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