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원전 1만 년의 인간은 어떤 감정을 느끼고 살았을까. 선사시대에 대한 상상력이 스크린으로 옮겨진 <10,000 B.C.>가 3월 둘째주 주말 미국 극장가를 점령했다. 전세계 20개 국가에서 동시에 개봉한 <10,000 B.C.>는 미국을 비롯, 스페인, 멕시코, 독일, 호주 등 19개 국가에서 1위를 차지했으며, 주말 3일간 벌어들인 수입은 미국에서만 3573만달러이고, 전세계 수입은 6100만달러에 달한다. <인디펜던스 데이> <투모로우>의 감독 롤랜드 에머리히가 4년 만에 내놓은 연출작으로, 부족에 닥친 위기와 사랑을 지키려는 청년의 영웅담이다. 주연으로 출연한 스티븐 스트레이트나 카밀라 벨 모두 국내에는 거의 알려지지 않은 신인이다. 원초적 자연과 고생물들을 스크린에 포착하기 위해 1억달러에 달하는 제작비가 투입됐으나 평단에서는 일관되게 혹평을 보냈다. 개봉 첫주 극장을 찾은 관객의 대부분이 남성인 것으로 알려졌다.
2위는 신규개봉작 <칼리지 로드 트립>이다. 첫주 수입으로 1400만달러를 기록한 <칼리지 로드 트립>은 <사랑보다 아름다운 유혹> <피너츠 송> <저스트 프렌드>의 감독 로저 컴블의 신작으로, 고등학생인 딸이 대학진학을 결정하기 위해 대학 순회 로드트립을 떠나자 과잉보호하는 아버지가 몰래 뒤를 따라가는 내용의 코미디. <나쁜 녀석들> 시리즈의 마틴 로렌스가 딸을 걱정하는 경찰로 출연했다. 1971년 런던의 은행강도 사건을 영화의 소재로 한 <뱅크 잡>은 5위로 진입했다. <노 웨이 아웃> <단테스 피크> 등을 연출한 리처드 도널드슨의 신작 <뱅크 잡>의 개봉수입은 570만달러로, 제이슨 스타뎀이 어두운 비밀이 감춰진 보석을 터는 강도 테리로 출연했다.
지난 주말 제한적으로 개봉한 영화들로는 <미스 페티그루의 하루> <스노우 앤젤> <매릭드 라이프> 등이 있다. 프랜시스 맥도먼드, 에이미 애덤스가 출연한 <미스 페티그루의 하루>는 영국의 공무원이었던 중년 여성이 실직 후 새 인생을 시작하는 과정에서 미국의 가수이자 배우를 만나며 완전히 새로운 세상을 알게 된다는 내용의 코미디로 평단과 관객의 고른 호평을 받았다. 개봉수입은 250만달러다. 인생의 소소한 좌절과 행복을 그린 <스노우 라이프>는 뉴욕의 2개 극장에서 개봉해 1만4천달러, 크리스 쿠퍼가 출연한 <매리드 라이프>는 9개 스크린에서 3만6천달러를 벌어들였다.
지난 주말 상위 12편의 영화가 벌어들인 수입은 9180만달러로, <300>이 개봉한 전년도 같은 기간과 비교하면 34% 하락한 수치를 기록했고, 2008년 들어 4주 연속 하락세를 이어갔다. 다음은 잠정집계된 순위로, 정확한 결과는 우리 시간으로 3월11일(화) 이후 확정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