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선댄스영화제가 1월26일 수상작을 발표하며 축제의 막을 내렸다. 집행위원장 제프리 길모어는 “인디영화를 위해 모인 심사위원들과 용기를 가지고 출품한 감독들, 미지의 이야기를 찾아온 관객을 만나 행운이었다. 올해 수상작들은 개인적인 시선으로 바라본 세상을 보여줬다”고 총평했다.
심사위원대상은 허리케인 카트리나의 참상을 겪은 뉴올리언스로 카메라를 가져간 다큐멘터리 <트러블 더 워터>와 가난한 소수민족 모녀의 밀입국 과정을 그린 극영화 <프로즌 리버>가 수상했다. 여성감독 코트니 헌트 감독의 <프로즌 리버>는 영화제 동안 관심을 모으지 못해 수상이 발표된 뒤 관심을 모았는데, 이 부문의 심사위원인 쿠엔틴 타란티노는 “2008년 내가 만날 가장 흥분되는 스릴러 중 한편”이라고 호평했다. 미국 외 국가에서 출품한 영화들을 심사하는 월드시네마 부문은, 영국 다큐멘터리 <맨 온 와이어>와 스웨덴의 극영화 <핑퐁의 왕>이 심사위원상을 받았다. <맨 온 와이어>는 1974년 프랑스인 필리페 프티가 월드 트레이드 센터의 옥상에서 마주보는 쌍둥이 건물로 안전장치 없이 밧줄에 의지해 건너간 사건에 대한 다큐멘터리로, 이 퍼포먼스는 “세기의 예술적 범죄”로 기록됐다. 9·11 테러로 건물을 잃은 향수 때문일까, <맨 온 와이어>는 관객상도 수상했다.
2007년 <원스>를 배출한 관객상은 선댄스의 백미다. 올해의 관객은 <필드 오브 퓨얼>과 <웨크니스>를 선택했는데, <필드 오브 퓨얼>은 대체에너지에 대한 환경다큐멘터리고 <웨크니스>는 마리화나를 파는 10대 소년과 상담의 사이의 우정을 그린 극영화다. 영국 배우 벤 킹슬리가 대마에 중독된 정신과 의사로 출연했다. 감독상은 졸업을 앞둔 고등학생들을 담은 다큐멘터리 <아메리칸 틴>과 이웃의 자살로 고통받는 가족을 그린 드라마 <발라스트>가 수상했다. 심사위원특별상은 강간피해자들의 삶을 들여다본 다큐멘터리 <거대한 침묵: 콩코에서의 강간>과 미국의 가족체계를 조명한 극영화 <애니웨어>에 돌아갔다. 이 밖에도 30년 전 섹스 스캔들을 다룬 <로만 폴란스키: 원티드 앤드 디자이어드>는 다큐멘터리 편집상을, 샘 록웰, 안젤리카 휴스턴 등이 출연한 <초크>는 앙상블 캐스팅상을 받았다.
로버트 드 니로, 에이미 애덤스 등 유명 배우의 출연작이 마켓에서 고전해 화제가 되기도 한 2008년 선댄스는 배우 2세들의 참여로 눈길을 끌었는데, 영화제 창립 멤버인 로버트 레드퍼드의 딸 에이미가 감독 데뷔작 <기타>를 선보였고, 톰 행크스가 아들 콜린과 함께 출연한 <위대한 버크 하워드>가 상영됐다. 올해로 창립 30주년을 맞은 선댄스는 가능성이 엿보이는 신인감독 발굴의 장으로도 명성을 다져온 만큼 2008년의 인재들이 보여줄 앞으로의 활약을 눈과 귀를 열고 지켜봐야 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