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탈리아의 자국영화 흥행 열기는 올해에도 지속된다. 이런 예상을 가능케 하는 것은 1월 초 개봉한 크리스티나 코멘치니 감독의 <화이트 앤 블랙>(Bianco e Nero)과 <알레나토레 넬 팔로네2>(L’allenatore nel pallone2)가 흥행 순위 2위와 3위를 연이어 차지하며 좋은 성적을 거두고 있기 때문이다. 치네파네토네(Cinepanettone: 이탈리아의 크리스마스 케이크 파네토네처럼 성탄절 시즌 할리우드영화를 제칠 정도로 비상한 흥행을 누리는 이탈리아 자국영화)들이 지난 12월 좋은 성적을 거둠과 동시에 연이은 1월의 흥행 열기는 이탈리아 영화계의 희망찬 새해를 예고하고 있는 것처럼 보인다. 이탈리아영화는 지난해 31%의 시장점유율을 보이며 멋진 한해를 보낸 바 있다.
올해 3월 초까지는 무려 20여편의 국산영화가 개봉할 예정이다. 2월 초에는 난니 모레티가 열연한 <카오스 칼모>(Caos Calmo)가 관객몰이를 톡톡히 해줄 것으로 점치고 있다. 아우렐리오 그리말디 감독의 <카오스 칼모>는 유명작가 산드로 베로네시의 소설을 영화화한 작품이며 2월에 있을 베를린영화제에도 초청돼 국제적인 관객과 만난다. 2007년 <사랑 입문서2>로 자국민을 사로잡았던 카를로 베르도네 배우 겸 감독도 신작 <그란데, 그로소, 베르도네>(Grande, grosso, verdone)로 관객을 만날 예정이며, <시네마 천국>의 주세페 토르나토레 감독은 일본과 미국의 투자를 받아 새로운 작품 준비에 들어간다.
지난 2007년은 확실히 이탈리아 자국영화가 새롭게 자국 관객의 사랑을 되찾기 시작한 해다. 지난해 이탈리아 영화계는 모두 1억1500만장의 입장권을 팔며 전년에 비해 12.28%의 증가율을 보였다. 이탈리아 영화협회가 발행하는 영화잡지 <조르날레 델로 스펙타콜로>는 이 현상이 “<타이타닉>이 개봉했던 지난 1998년을 제외하면 최근 20년 동안 최고의 기록”이라고 평가했다. 2007년 흥행에 성공한 영화들은 <사랑 입문서2> <나는 너를 원해> <나의 동생은 유일한 아들이다> <시험 전날 밤 오늘> <바하마스 결혼> <크로체라에서의 크리스마스> <아름다운 부인> <사투르노 콘트로> <7 과 8> 등이다. 평론가들은 이 같은 영화들이 갱년기, 사랑, 위기 , 배신 등 흔해빠진 소재로부터 벗어나 낙태 금지, 게이의 사랑, 일용직 노동 등 이탈리아의 현실을 유머와 결합시키면서 코미디와 현실에 대한 균형을 보여줌으로써 자국 관객을 끌어들였다고 분석한다. 이탈리아 영화협회장 파올로 프로티는 “올해 <해리 포터와 불사조 기사단> <슈렉3>와 같은 영화들이 있었음에도 불구하고 이탈리아영화들은 자신만의 가치와 다양성으로 관객의 관심을 끌었다”고 자찬했다.
영화 전문 온라인 매체인 <필름.it>은 “지난해 흥행의 공로자는 청소년의 감수성을 자극하는 청소년 대상으로 영화가 주류였지만 유머 속에 현실을 끌어들이는 매력을 가진 <사랑 입문서2> 같은 영화가 자국영화 돌풍을 가능하게 했다”며 “50년대와 60년대의 네오 리얼리즘의 형식을 바탕으로 이탈리안 코미디라는 장르가 생겨난 이후, 이탈리아 코미디가 현 시대와 마주하면서 현실을 파고들어 관객을 통쾌히 웃길 수 있다면 관객을 더욱 끌어들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