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다시 세워진 죽의 장벽
정재혁 2007-12-11

중국, 내년 2월 말까지 할리우드영화 수입 불허조치 발표

<마법에 걸린 사랑>

중국이 할리우드영화를 최소 3개월간 금지한다. 미국의 영화 전문지 <버라이어티>에 따르면 중국은 12월8일부터 내년 2월 말까지 할리우드영화의 수입을 허용치 않을 계획이다. 이번 결정은 최근 중국에 대한 미국의 일방적인 무역, 군사정책에서 비롯된 것. 중국은 이번 결정을 공식화된 문서로 명시하진 않았지만 12월4일 광둥에서 열린 시네아시아 사전 행사 자리에서 발표했다. 이로 인해 2008년 1월과 2월에 개봉될 예정이었던 디즈니의 <마법에 걸린 사랑>, 드림웍스의 <꿀벌 대소동>, 파라마운트의 <스타더스트>, 워너브러더스의 <베오울프>는 스케줄 조정에 차질을 입었으며, 이미 검열을 마친 소니픽처스의 <행복을 찾아서>도 개봉이 불투명해졌다. 단 중국과의 합작으로 만들어진 할리우드 블록버스터 <미이라3: 용황제의 무덤>은 예정대로 개봉한다. 중국의 한 영화국 관계자는 이번 금지 조치는 내년 5월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고 말했다.

중국에서 할리우드영화에 대한 제재 조치는 그리 새로운 뉴스가 아니다. 수입쿼터 제도로 한해 20편 이상의 수입을 금하고 있으며, 2007년에도 세 차례에 걸쳐 자국영화 보호 명분으로 할리우드영화의 상영을 금지했다. 제도상의 규제 정책 외에도 수시로 할리우드영화의 개봉을 제한하고 있는 셈이다. <버라이어티>는 중국 정부의 이번 제재 조치를 세 가지 이유로 분석했는데, 첫째는 경제, 군사, 정치에 있어 미국쪽 정책에 대한 불만, 둘째는 세계무역기구(WTO)로 가해지는 중국시장 압박에 대한 반발, 셋째는 자국영화의 보호라는 것이다. 실제로 미국은 최근 대만에 무기를 수출하며 중국의 심기를 불편하게 했으며, 미영화협회는 WTO를 통해 중국의 지적 재산권 침해, 불법 복제물 문제를 지속적으로 제기하고 있다. 또 2007년 중국의 영화시장은 <트랜스포머> <캐리비안의 해적3: 세상의 끝에서> <스파이더맨 3>의 성공으로 할리우드 블록버스터가 절반 이상을 점유했다.

중국의 이번 금지 조치에 대해 할리우드의 배급사들은 아직까지 뚜렷한 입장을 밝히지 않고 있다. 다만 “변덕같이 변하는 중국의 제재 조치”에 따로 움직이기보다는 신중히 지켜본 다음 공동으로 대응한다는 분위기다. 이는 이번 금지 조치가 공식적인 정책이라기보다 궁지에 몰린 중국의 영화시장이 내놓은 임시방편에 가깝고, 시간이 흘러 불법 복제 DVD가 나오기 시작하면 중국 정부가 제재 조치를 거둘 거라 판단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 배급사의 한 관계자는 “할리우드영화에 대한 제재가 WTO에 있어 중국의 위치를 악화시킨다는 걸 중국이 빨리 깨닫기 희망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