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와 중국의 온라인 저작권 전쟁이 새로운 국면으로 접어들까? 지난 11월25일자 <로이터>에 따르면 이십세기 폭스, 월트 디즈니, 파라마운트픽처스, 컬럼비아픽처스, 유니버설스튜디오 등 할리우드 5개 메이저 스튜디오가 중국 베이징의 온라인 서비스업체인 제부닷컴(Jeboo.com)과 상하이에 위치한 한 PC방에 대해, 다운로드 서비스로 인한 저작권 침해를 문제삼아 영업 중단을 요청하는 고소장을 중국 당국에 제출했다. 이들은 제부닷컴이 PC방에서 영화를 구동할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제작, 배포해 <엑스맨2> <박물관이 살아있다!> 등의 영화에 막대한 피해를 입혔다고 주장하며 320만위안(약 43만2천달러)의 보상액을 요구했다.
현재 미국은 산업계의 기술은 물론 콘텐츠의 대중국 유출에 신경이 곤두서 있다. 최근 미국 의회가 자국의 산업·군사 정보를 빼내려는 중국의 첩보활동을 ‘위협’이라고 규정하면서 저작권을 둘러싼 양국간의 갈등도 갈수록 첨예해지고 있다. 특히 영화를 위시한 미국의 콘텐츠 및 소프트웨어 산업계는 중국의 불법복제 및 유통으로 수십억달러의 금전적 피해를 입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에 대해 할리우드 메이저 스튜디오들은 이미 오래전부터 “세계무역기구(WTO)가 저작권 침해 문제를 해결하지 못하고 중국 정부에 끌려다니고 있다”며 불만을 터트려왔다.
이에 대해 제부닷컴 운영자인 시지앙핑은 저작권에 관한 규제를 지키며 운영해왔다는 입장이다. 실제로 제부닷컴은 ‘나의 온라인 시네마’라는 코너를 개설한 뒤, 3만편이 넘는 영화와 TV드라마 시리즈를 확보한 중국 최대 영화 다운로드 사이트라고 홍보해왔다. 또 웹사이트에는 ‘우리의 방대한 엔터테인먼트 콘텐츠는 저작권 계약을 한 협력사로부터 확보한 합법적인 것’이라는 문구도 걸어놓았다. 하지만 당사자인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이 ‘거짓’이라며 제동에 나선 것이다. 현재 중국 정부는 이에 대해 별다른 논평을 내지 않고 있는 상태다. <로이터>는 “중국의 길거리에서 유명 할리우드영화의 불법 DVD 타이틀들이 버젓이 1달러 정도의 가격으로 거래되고 있다”며 “이 같은 할리우드 스튜디오들의 움직임은 저작권을 둘러싸고 앞으로 더욱 심화될 미국과 중국간 충돌의 전초전 성격이 짙다”고 덧붙였다.
한편, 지난 23일자 <BBC> 뉴스에 따르면 프랑스에서도 온라인을 통한 지적재산권 침해에 대해 새로운 대응책을 활발히 모색하고 있다. 프랑스 대형 서적/음반 유통체인인 프낙(FNAC)의 데니스 올리베느 회장은 “현재 처벌방식이 대부분 미성년자인 위반자들에게 적합하지 못한 방법”이라며 다운로드/업로드 상황을 모니터해서 적발, 삼진아웃되면 인터넷 접근을 막는 방법을 제안했다. 이처럼 불법복제를 향한 총성없는 전쟁이 세계 곳곳에서 벌어지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