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 고전영화를 인터넷으로 손쉽게 감상할 수 있게 됐다. 한국영상자료원은 11월21일부터 한국영화데이터베이스 KMDb 안에 오픈하는 VOD 사이트(www.kmdb.or.kr/vod)를 통해 1930년대부터 1990년대에 이르는 한국영화 대표작 160편을 서비스한다고 최근 밝혔다. 한국영화 최초의 키스신으로 유명한 <운명의 손>(한형모, 1954)을 비롯하여 <하녀>(김기영, 1960), <휴일>(이만희, 1968), <개그맨>(이명세, 1988), <축제>(임권택, 1996) 등 이름만 들었던 한국영화들을 간편하게 감상할 수 있게 된 것이다. 기존 KMDb에서 제공하던 영화 관련 다큐멘터리 및 구술영상 80여편, 예고편 및 메이킹 1300여편도 VOD 사이트에 한데 모았다.
영상자료원 디지털정보화팀 조소연 팀장은 “지난 3년간 계속해서 VOD 서비스의 필요성이 대두됐다. 그간 한국 고전영화를 접할 기회가 주말 공중파 TV와 영상자료원 고전영화관 혹은 자료열람실 등에 한정돼 있었기 때문에 이번 사이트 오픈에 대한 지방 관객의 많은 호응이 기대된다”고 말했다. 영화 한편당 500원(일반적인 VOD 사이트의 경우 편당 2천원)이라는 파격적인 가격 역시, 한국 고전영화에 대한 대중적 관심을 유발하기 위함이다. 여기에 매달 1회씩 마련되는 온라인 기획전에 해당하는 작품은 무료 감상이 가능하다. 사이트가 열리는 11월21일부터 올해 12월31일까지 계속될 첫 번째 온라인 기획전의 주제는 “검열과 통제의 시대, 꺼지지 않은 희망의 불씨”. 1974년부터 1983년까지, <별들의 고향> <난장이가 쏘아올린 작은 공> 등 까다로운 검열의 그물망 속에서도 비판정신을 잃지 않았던 7편의 영화가 상영된다.
해외에서도 유례를 찾아보기 힘든 파격적인 서비스가 가능해진 것은 올해 하반기 영상자료원에 책정된 한국영화발전기금 덕분이다. 디지털 아카이빙 사업비의 일부인 1억원을 사용하여 고전영화 100편의 판권을 확보했고, 여기에 저작권이 이미 만료된 작품을 추가하여 지금의 VOD 서비스 라인업이 갖춰졌다. 참고로 “한국영상자료원 선정 한국영화 100선”에 기존 고전영화관에서 인기리에 상영된 작품을 더해 160편을 선정했다. 조소연 팀장은 “예산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앞으로 매년 100편씩 판권을 확보하여 VOD 서비스를 확대해나가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