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래 <비열한 거리>는 포스터 작업을 제안받았는데, 영화 분위기를 좀더 파악하려고 현장 스틸 작업을 겸하겠다고 자청했다. 그런데 <무사> 끝내고 나서 오랜만에 스틸 작업을 해서 그런지 촬영 초반에 배우들과 친해지는 게 쉽지 않더라. 카메라와 배우들이 친해져야 자유롭게 접근이 가능한데. 카메라가 뻣뻣하니까 조인성이나 다른 배우들도 어색해하고. 어떻게 그 벽을 허물었는지는 잘 기억이 안 난다. 힘든 테이크가 반복되면서 서로 조금씩 마음을 열었던 것 같기도 하고. 어쨌든 어느 순간부터 이 악동들이 장난치는 모습을 하나둘씩 보여줬다. 삼겹살과 소주를 앞에 두고 험악한 표정으로 카메라를 응시하고 있는 이 사진은 배우들과 카메라가 친숙한 관계에 들어섰음을 보여주는 증거물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