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립영화에 지붕이 생겼습니다. 11월11일, 독립영화전용관이 개관식을 가졌습니다. 비록 2년짜리 전세지만, 사글셋방도 없어 노숙으로 연명하던 독립영화들의 보금자리입니다. 다음에는 꼭 집장만까지 이루시기 바랍니다.
안 그래도 개관식에 와서 술을 마시고 있다. 나는 상업영화랑 독립영화를 같이 만들기 때문에 독립영화만 꾸준히 해온 분만큼 행복한지는 모르겠다. 전용관의 모토가 “쓰러지지 않아!”라는 것도 마음에 든다. 전용관의 계획 가운데 “버려지는 영화가 없게 하겠다”는 게 있다. 다른 계획보다도 그것 하나만 꾸준히 밀고 가기를 바란다. _<은하해방전선>이 전용관의 개관작이라 뿌듯하다는 청년필름 김조광수 대표
당연히 우리에게는 단비 같은 사건이죠. 사실 단비라기보다는 오아시스인데, 물이 금세 마르지만 않았으면 좋겠어요. 생각해보면 전용관이 어느 정도 모순이 있는 것 같아요. 독립영화들은 점조직으로 흩어져서 활동해야 하는 건데, 그렇다면 오아시스가 아니라 비가 내리는 게 제일 좋은 거잖아요. 뭐, 오아시스가 증발해서 비로 내려준다면 고맙고요. _그래도 독립영화만의 공간이 생긴 건 환영할 수밖에 없다는 김곡 감독
이제 중요한 문제는 전용관이 얼마나 양질의 독립영화들을 발굴하는가다. 내가 독립영화를 만들던 시절에 비해 지금은 상영공간과 매체환경 등 여러 면에서 좋아졌다. 이제는 독립영화를 안 보는 관객 탓만 할 수도 없다. 주류와는 다른 감독, 재미, 발언, 시선이 없다면 전용관의 취지도 무색해질 것이다. _열악한 상황에서도 열심히 만들었다는 식의 외침은 이제 그만하자는 류승완 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