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가 11월2일 오후 5시 폐막작인 알랭 코르노 감독의 <두 번째 숨결> 상영을 끝으로 9일간의 일정을 마무리했다. 발견, 복원, 창조를 키워드로 내건 이번 영화제는 충무로 영화의 거리에서 펼쳐진 ‘충무로 난장’, 영화제 기간 내내 공연과 야외 상영이 함께했던 남산골 한옥마을의 ‘남산공감’, 청계광장에서 진행된 ‘청계낭만’ 등의 부대행사를 준비했는데, 총 20만명이 넘는 시민들이 모여 축제를 즐겼다. 총좌석 7만3천석 중 5만1800석이 판매되면서 71%의 좌석점유율을 기록한 영화제 본 상영 또한 매진 34회와 관객과의 대화(GV) 43회를 진행해 높은 호응을 얻어냈다.
하지만 서울시 중구 주최로 열린 이번 영화제는 적지않은 잡음에 시달렸고 이는 앞으로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았다. 가장 큰 문제는 애초에 공지된 상영비율을 지키지 못한 일부 상영작과 무분별한 단체관람 유도로 인한 불편이었다. 먼저 <서바이벌 게임>과 <THX1138>은 본래의 화면비율이 아닌 1.33:1 팬앤스캔 버전으로 상영돼 물의를 빚었다. 이에 대해 영화제쪽은 환불조치와 함께 이후 상영 스케줄을 무료상영으로 진행했다.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10월30일 홈페이지에 직접 게시한 사과문에서 “고전영화의 팬앤스캔 버전 프린트의 존재에 대해 미처 알지 못했고, 프린트를 수급해준 제공처가 국제영화제에 오리지널과 다른 프린트를 보낼 것이라고는 미처 예상하지 못했다”며 “내년부터는 같은 실수를 되풀이하지 않도록 철저한 기록과 매뉴얼을 만들 예정”이라고 말했다.
더불어 단체관람객 동원 유도에 대한 불만도 쏟아졌는데 한 관객은 “<커피와 담배>를 보는데 노인 관객이 굉장히 많아 놀랐다. 휴대폰 사용 등 너무 소란스러워 기분이 언짢았는데, 나중에 구청에서 단체로 초대권을 받은 관객이라는 것을 알고는 더 기분이 나빴다”고 말했다. 그외 <명검>과 <헨리 5세> 상영 때는 학생 단체관람객으로 가득 차 비슷한 장면을 연출하기도 했다. 이와 관련 김홍준 집행위원장은 “초반의 시행착오나 관객의 매너가 이후 바람직한 방향으로 자리를 잡아갔다고 본다”며 “내년은 해외영화 수급과 원활한 야외행사 진행을 위해 좀더 이른 8월28일로 개막일을 잡았다. 내년에는 더 좋은 영화제를 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