리처드 켈리 감독

<바벨>을 제작 지원한 미국의 영화투자사 미디어 라이츠 캐피탈(Media Rights Capital)이 로버트 로드리게즈, 리처드 켈리, 월터 살레스 등 7명의 유명 감독들의 신작과 <보랏: 카자흐스탄 킹카의 미국 문화 빨아들이기>의 주인공 사샤 바론 코언의 신작 등 8편의 영화에 총 2억5천만달러의 제작예산을 지원한다고 발표했다. MRC의 펀드에 참여한 기업은 AT&T, 골드만삭스, 영국의 대형 광고·마케팅 에이전시인 WPP그룹 등이다.

MRC가 제작지원하는 8편의 영화는 코미디, 호러, 기족물, 드라마 등 다양한 장르로 구성돼 있다. 가장 관심을 끄는 로버트 로드리게즈의 프로젝트 <쇼츠>는 현재 제목만 발표된 상태. 텍사스에 위치한 그의 제작사 트러블메이커 스튜디오에서 제작될 예정이다. 사샤 바론 코언의 <브루노>는 <보랏…>과 마찬가지로 그가 영국에서 진행하는 오락쇼 <다 알리 G 쇼>에서 오리지널 컨셉을 빌려오는 코미디영화다. 사샤 바론 코언이 오스트리아 패션 리포터로 출연하는 이 영화를 놓고 유니버설은 <보랏…>이 개봉하기도 전에 4억2500만달러를 지불하고 이미 영어권 국가 배급권을 가져갔다.

트루먼 카포티의 전기영화 <카포티>를 연출했던 베넷 밀러 감독의 신작은 다시 실화를 소재로 한 영화. 레슬링 훈련기관 ‘팀 폭스캐처’를 만들고 올림픽 금메달리스트 데이비드 슐츠를 권총사살한 인물 존 E. 뒤 퐁에 관한 이야기다. <도니 다코>로 데뷔한 리처드 켈리의 신작 <상자>는 호러물이고, 카메론 디아즈 주연으로 올해 12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인기 TV시리즈 <닙/턱>을 기획·제작한 라이언 머피는 히치콕을 소재로 한 작품을 준비 중이다. <앨프리드 히치콕과 <싸이코> 만들기>라는 제목의 이 영화는 앤서니 홉킨스를 히치콕 역으로, 헬렌 미렌을 그의 아내이자 오랜 작업 파트너였던 작가 알마 레빌 역으로 캐스팅해 내년 1월부터 촬영에 들어간다. 답답한 사무실을 배경 삼은 코미디 TV드라마 <오피스>의 작가인 리키 저베이스는 <진실의 이쪽 면>이라는 코미디를 준비 중이다. 거짓말이라는 개념이 존재하지 않는 세상에 사는 남자가 거짓말을 개발하게 된다는 줄거리. 월터 살레스의 <린하 드 파스>는 슬럼가를 벗어나려는 소년들의 이야기로 브라질에서 촬영이 이루어질 예정. 케이트 윈슬럿 주연의 <리틀 칠드런>을 연출했던 토드 필드 감독의 신작에 관해서는 밝혀진 바가 없다.

MRC의 공동대표인 아시프 사추와 모디 윅칙은 이번에 제작지원하는 8편의 프로젝트가 모두 “내년 여름 안으로 완성될 것”이라고 외신을 통해 말했다. 2003년 자본금 1500만달러로 시작한 MRC는 저예산영화를 전문으로 제작지원하는 투자회사. 해당 영화의 콘텐츠 크리에이티브 및 개발에는 일절 관여하지 않고 오직 자금 지원만 담당하는 회사다. MRC는 <바벨> 외에도 최근 베니스영화제에 출품된 케네스 브래너의 신작 <추적> 등을 제작지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