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견, 복원, 창조’를 모토로 하는 제1회 서울충무로국제영화제(CHIFFS 2007)가 그 첫 라인업을 공개했다. 10월25일부터 11월2일까지 열리는 이 행사는 그동안 고전영화를 상영한다는 정도로만 알려져 있었으나, 이번에 발표한 라인업을 통해 영화제의 정체성을 처음으로 드러냈다.
첫 번째 열리는 충무로영화제의 성격은 공식초청부문에서 드러난다. 여러 개의 소섹션을 포함하고 있는 이 부문에서는 우선 올해 탄생 100주년을 맞은 로렌스 올리비에가 제작, 연출, 주연을 맡은 <헨리 5세>(1944)가 디지털 복원버전으로, 스탠리 큐브릭의 <닥터 스트레인지러브>(1964)가 사운드 복원판으로 상영되는 ‘올해의 복원작’ 섹션을 주목할 만하다. ‘영화가 말하는 감독’ 섹션은 충무로영화제가 지향하는 바를 가장 잘 드러낸다. 린지 앤더슨의 대표작 <이프…>(1968)와 그에 관한 다큐멘터리인 <말콤 맥도웰, 린지 앤더슨을 말하다>(2007)가, 비스콘티의 <레오파드>(1963)와 그에 관한 다큐 <루치노 비스콘티 백작의 시간들>(2002)이 함께 묶여 있기 때문이다.
사망 30주기를 맞은 찰리 채플린의 회고전이나 호주영화의 역사를 총정리하는 호주 영화사 특별전, 아시아의 뮤지컬영화들이 묶인 섹션 또한 흥미로움을 줄 전망이다. 특히 1957년부터 87년까지 7로 끝나는 해의 한국영화를 보여주는 한국영화 추억전은 기발한 프로그래밍이다. 대중의 기억 속에 남아 있는 <사운드 오브 뮤직>과 <바람과 함께 사라지다> 또한 오랜만에 극장에서 선보이게 된다. 김홍준 운영위원장은 “이 영화제를 통해 단순히 고전이냐 신작이라는 구분을 뛰어넘어 새로운 개념인 ‘발견, 복원, 창조’를 제시하려는 것”이라면서 “여러 대목에서 신작과 고전의 조합을 이루려고 했다”고 프로그래밍의 방향을 설명했다. 영화제쪽은 영국의 거장 존 부어맨 감독을 초청해 마스터클래스를 열 계획도 세우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