잭 스패로우와 스파이더 맨, 슈렉과 해리 포터 등 막강한 스타급 캐릭터들의 일제 귀환으로 지난해의 박스오피스 침체를 완전히 벗어난 미 극장가가 본격적인 가을맞이에 들어갔다. 할리우드의 가을영화 라인업은 여름 못지않게 뜨겁고 화려할 전망이다.
우선 두편의 서부극이 눈길을 끈다. 크리스천 베일, 러셀 크로가 주연한 <결단의 순간 3:10>(미국 개봉 9월7일)은 1957년의 동명 영화를 리메이크이며, <처음 만나는 자유>의 제임스 맨골드가 연출한다. 생포된 갱 두목을 평범한 목장주가 에스코트하면서 벌어지는 이야기. 러셀 크로가 갱 두목으로, 크리스천 베일이 목장주로 출연한다. 제작자-감독-주연배우 사이의 편집본 이견으로 개봉이 지연돼왔던 브래드 피트 주연 <제시 제임스의 암살>(10월5일)은 비겁한 한 남자가 갱 두목 제시 제임스를 죽이고 두목이 되고자 하는 이야기다. 브래드 피트는 제시 제임스 역이다.
다양한 소재의 스릴러들도 대기 중이다. <크래시>의 폴 해기스 연출, 토미 리 존스 주연의 <엘라의 계곡>(9월21일)은 전직 군경찰이 이라크로 파병됐던 자신의 아들의 살해 미스터리를 풀어가는 정치물. <본 아이덴티티> 시리즈의 작가 토니 길로이가 연출하는 법정스릴러 <마이클 클레이튼>(10월5일)은 음모에 휘말린 변호사를 돕고자 법률회사에 고용된 ‘해결사’ 변호사의 이야기. 조지 클루니가 주연을 맡았다. 리들리 스콧의 신작 <아메리칸 갱스터>(11월2일)는 베트남 참전 사망 미군들의 관 속에 마약을 숨겨 밀매했던 마약밀매상의 이야기. 덴젤 워싱턴이 밀매상을, 러셀 크로가 형사를 연기한다. 리안의 <색, 계>(미정)는 2차대전 중 상하이를 배경으로 정치계의 여성 거물과 위험한 게임에 엮인 스파이의 이야기이며, 프랜시스 포드 코폴라의 신작 <젊음 없는 젊음>(12월7일)은 2차 대전 직전 유럽에서 삶의 큰 혼란을 맞게 된 소심한 대학교수의 이야기를 다룬다. 이 두편은 모두 로맨스를 가미한 스릴러다.
코미디도 빼놓을 수 없다. <메리에겐 특별한 것이 있다>로 대히트를 친 패럴리 형제-벤 스틸러 콤비의 <하트브레이크 키드>(10월5일)는 신혼여행 중에 자신의 이상형 여자에게 꽂힌 남자의 이야기이고, 웨스 앤더슨의 <다질링 리미티드>(11월23일)는 인도로 종교여행을 떠난 세 남자의 이야기. 최근 자살미수로 뉴스란을 떠들썩하게 한 오언 윌슨을 비롯해 에이드리언 브로디, 제이슨 슈워츠먼이 주연을 맡았다. 이외에도, 샤카 카푸르 감독과 케이트 블란쳇이 다시 뭉친 사극 <엘리자베스: 황금시대>(11월12일), 닐 게이먼의 원작을 영화화한 로버트 저메키스의 3D애니메이션 <베오울프>(11월16일), 디즈니의 온갖 동화 플롯들을 현대적으로 풀어내고 실사와 애니메이션을 혼합한 하이브리드물 <인챈티드>(11월21일) 등이 개봉대기 중이다. 할리우드의 가을이 풍성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