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랜스포머>를 보려면 HD-DVD를 선택하라?!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가 자사의 영화 타이틀을 HD-DVD로만 제작하겠다고 발표했다. 파라마운트 홈 엔터테인먼트의 켈리 에이버리 대표는 “이번 결정을 내리게 된 이유는 HD-DVD가 블루레이에 뒤지지 않는 높은 품질을 가지고 있으면서도 생산 단가가 낮고, 플레이어의 가격이 저렴하기 때문”이라며 HD-DVD의 강점으로 꼽혀온 가격 경쟁력이 선택의 이유임을 밝혔다. 드림웍스의 제프리 카첸버그 대표 역시 “앞으로 HD-DVD는 홈 엔터테인먼트 시장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게 될 것이다. 도시바의 값싼 HD-DVD 플레이어는 축복과도 같다”며 HD-DVD에 대한 지지를 공식화했다. 이번 결정에 따라 <트랜스포머> <슈렉3> <블레이즈 오브 글로리>가 올 가을 HD-DVD로만 발매되는 타이틀의 선두 타자가 될 예정이다.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의 이번 결정은 블루레이쪽으로 전세가 기울었던 차세대 DVD의 경쟁 구도에 커다란 변수로 작용할 예정이다. 그동안 블루레이 지지를 선언한 스튜디오는 소니픽처스, 이십세기 폭스, 월트 디즈니, MGM 등 다수인 반면, HD-DVD를 선택한 스튜디오는 워너브러더스가 유일했었다. 현재까지 미국 내 차세대 DVD 판매량 역시 블루레이 타이틀이 220만개로 HD-DVD의 150만개를 월등히 많다. 더군다나 올해 6월에는 미국 최대 규모의 DVD체인점 ‘블록버스터’가 블루레이 타이틀 물량을 대폭 늘리기로 결정하면서, 블루레이 진영이 확실한 승기를 잡은 듯 보이기도 했다. 이번 행보의 배경을 놓고 여러 가지 뒷말이 무성한 것도 그런 까닭이다. 일각에서는 파라마운트와 드림웍스가 HD-DVD를 선택하는 대가로 도시바로부터 각각 5천만달러와 1억달러를 지불받았다는 추측성 보도도 등장하고 있다. 양사는 이에 대해 공식적인 코멘트를 내놓지 않은 상태다.
한편 이번 결정을 둘러싸고 마이클 베이가 자신의 블로그에 “<트랜스포머2>를 만들지 않겠다”는 글을 올리면서 해프닝이 빚어지기도 했다. 그는 “사람들이 최상의 포맷으로 내 영화를 즐기기를 원한다”며 “블루레이를 부정하는 것은 참을 수 없는 일”이라고 했으나 파문이 커지자 바로 다음날 문제의 포스팅을 삭제했다. 베이는 이어 새로운 글을 올리고 “어제 저녁 블루레이 플레이어를 소유한 세명의 사람들과 식사를 하면서 그들이 <트랜스포머>를 블루레이로 볼 수 없다는 것에 매우 화내는 모습을 봤다. 그래서 잠시 흥분했던 것 같다”며 “오늘 HD-DVD로 <300>을 봤는데 정말 끝내주더라(it rocks)! 결국 <트랜스포머2>를 하게 될 것 같다”고 번복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