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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프리카영화의 아버지 영원히 잠들다
최하나 2007-06-18

<만다비> <물라데> 등 아프리카의 문제를 이야기했던 세네갈의 거장 우스만 셈벤 6월9일 타계

아프리카영화의 아버지, 영원히 눈을 감다. 세네갈의 거장 우스만 셈벤 감독이 6월9일 다카르의 자택에서 숨을 거뒀다. 향년 84살. 아프리카영화의 선구자로 평가받는 우스만 셈벤은 1923년 프랑스 식민치하의 세네갈에서 태어났다. 14살 때 학교를 중퇴하고 어부, 벽돌공, 자동차 수리공 등 다양한 직업을 전전하던 그는 2차 세계대전 이후 프랑스로 이주해 부두 노동자로 일하며 소설을 쓰기 시작했다. 자전 소설 <검은 부두 노동자>를 시작으로 작가로서의 재능을 꽃피우던 그가 영화를 택한 것은 “대다수가 문맹인 민중에게 실질적으로 다가가고자” 하는 바람 때문이었다. 1963년 아프리카인이 만든 최초의 영화 <보롬사레>를 탄생시킨 셈벤은 3년 뒤 장편 데뷔작이자 아프리카 최초의 장편영화인 <흑인소녀…>를 발표했다. 세네갈과 파리의 친척들이 돈을 놓고 다툰다는 내용의 <만다비>(1968), 세 번째 아내를 맞이한 공무원이 발기불능의 저주를 받는다는 <할라>(1971), 아프리카 소녀들의 할례의식을 비판한 유작 <물라데>(2004)까지 셈벤의 영화는 언제나 식민주의, 지배계급의 부패, 여성의 억압 등 아프리카 민중을 옥죄는 사회적 모순에 일침을 놓는 작품들이었다. “우리, 아프리카 감독들은 정치적이어야만 한다. 식민주의가 우리에게 남겨놓은 모든 질곡들에 대항하기 위해서.” 자신의 신념에 온 생을 바친, 숨을 거두는 그 순간까지 시나리오를 집필 중이었던 당신, 이제 대륙의 품안에 편히 잠드시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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