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 3대 메이저의 하나인 도호는 지난 4월2일,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작품을 DVD로 통신판매한 ‘코스모스콘텐츠’라는 회사를 저작권 침해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판매 중지(금지)를 요청하는 소송을 도쿄지방법원에 제기했다.

일반적으로 영화의 저작권자는 그 작품을 독점적으로 사용할 수 있는 저작권 존속 기간을 갖는다. 일본에서는 2003년까지 유효한 구저작권법에서는 그 존속 기간이 개봉(첫 상업 상영) 다음해 1월1일부터 50년간이었다. 이것이 2004년 1월1일에 개정된 현행 저작권법에서는 70년간으로 연장되었다. 기한 완료의 의미로 퍼블릭도메인(약칭 PD; 저작권이 완료된 공공소유물)이라는 표현을 사용한다.

지난해, 파라마운트 홈엔터테인먼트는 <로마의 휴일> DVD를 무단으로 복제 판매하는 회사를 상대로, 역시 아직 퍼블릭도메인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주장하며 판매 중지를 요청하는 가처분신청을 도쿄지법에 냈다. 그러나 도쿄지법은 이를 퍼블릭도메인으로 인정, 가처분신청을 기각했고 지적재산 고등법원도 도쿄지법의 결정을 지지했다.

하지만 이번 도호의 소송은 상황이 조금 다르다. 50년간인지 70년간인지의 문제가 아니라 저작권 존속 기간은 주된 저작권(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의 사후 38년간에 이른다고 하는 새로운 주장이다. 코스모콘텐츠는 3월14일자 <아사히신문> 석간에 5단1/2짜리 광고를 게재했다.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 10작품 세트를 세금 포함 1만500엔(운송료 930엔 별도)의 특가로 판매한다는 내용으로 제작은 대만에서 한다. 초기 작품인 <스가타 산시로>(1943) 등(다이에이, 신도호 작품 포함)은 구저작권법이 적용되어 저작권 보호 기간 50년이 완료된 퍼블릭도메인 작품으로 간주되어왔다. 구저작권법에 따르면, 실명으로 생전에 공표된 ‘독창성을 가지는 활동사진의 저작물’에서는(제22조 3항) 저작자 사후 38년간 지속된다(제3조). 이 내용은 그대로 현행저작권법으로 이어진다. 도호에 따르면 구로사와 아키라 감독이 사망한 1998년 다음해부터 38년간, 즉 2036년 12월31일까지 위 작품의 저작권은 도호에 존속된다. 구로사와 프로덕션도 제소를 전면적으로 지지하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