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루어지지 못한 사랑은 항상 집착으로 변해가는 걸까. 와타나베 마모루 감독의 2004년작 <도쿄 욕망>은 첫사랑을 마음속에 품고 사는 소녀의 아픈 성장기다. 12년 전 엄마를 잃고 아빠와 단둘이 살아가는 여고생 유카(오다기리 리사)가 그 주인공. 유카는 9살 무렵 사촌인 리에코(사토미 요코)가 결혼할 상대라며 데려온 남자 이노우에(시모모토 시로)에게 한눈에 반한다. 좋아하지만, 고백할 수 없는 상황. 16살까지 혼자 속앓이를 해오던 유카는 리에코 부부가 같은 동네로 이사오면서 마음이 흔들리는 것을 느낀다. 억누르고 있었던 감정도 점점 커져 이노우에를 자신의 것으로 하겠다는 생각을 품는다.
연출을 맡은 와타나베 마모루 감독은 일본 AV 영화계의 대표적인 중견감독이다. 1965년 데뷔작을 만든 이래 지금까지 연출한 작품이 200편이 넘는다. 주로 감수성이 강한 에로틱 드라마를 만들어온 와타나베 감독은 <도쿄 욕망>에서도 10대의 첫사랑과 속마음에 초점을 맞춘다. 결국 그 속마음은 사랑에 대한 집착으로 번져가지만 감독은 그 과정을 응시하며 성장의 아픔을 묘사한다. <당한 여자>를 비롯해 300여편의 영화에 출연한 핑크영화의 대표적인 배우 시모모토 시로가 이노우에로 출연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