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1위. 최동훈/ 감독 “전진만 있을 뿐 후퇴가 없을 것 같은 감독.” 영화감독으로 영화계에 입성한 지 3년 만에 30위로 진입했다. 영화인들은 데뷔작 <범죄의 재구성>에 이어 지난해 <타짜>를 성공시킨 그를 ‘범죄스릴러의 장인’ 혹은 ‘영화계의 도신’ 반열에 올려놓았다. 강제규 감독과 더불어 할리우드 스타일에 가장 근접한 상업영화 감독이란 게 중평. 봉준호, 박찬욱, 김지운에 이어 얼어붙은 투자자들의 지갑을 열게 할 감독으로 손꼽히는 건 당연지사다. 한동안 부진의 늪에 빠졌던 싸이더스FNH를 <타짜> 한편으로 기사회생시켰다는 평가도 있다. 최동훈 감독에 대한 의견은 흥행성뿐만 아니라 높은 완성도와 개성적인 스타일에 대한 평가가 주를 이뤘다. “스타일리시하고 드라마틱한 영화를 잘 만드는 감독”, “한국 장르영화의 진화를 이끌어낼 영리한 감독” 등의 설명은 영화인들이 그에게 걸고 있는 기대치의 수준을 가늠케 한다. 하지만 게임에 국한된 소재와 한국적인 언어구사로 성공한 두편의 영화 이후 더욱 강력한 패를 들고나와야 한다는 부담도 함께 있다. 현재 <화산고2>의 각색을 마친 상태이며 자신의 세 번째 장편영화 시나리오 집필에 들어갔다.
32위. 이은/ MK픽처스 대표 한국 영화계의 뛰어난 전략가인 그의 순위가 급락한 것과 MK픽처스의 부진은 떼려야 뗄 수 없는 상관관계를 갖는다. 이러한 위기 타개를 위해 그는 심재명 이사와 함께 각각의 프로젝트에 깊숙이 개입해 들어가고 있다. 그가 펼치고 있는 다양한 사업 중 가장 관심을 끄는 건 아무래도 중국 비즈니스다. 극장업을 중심으로 한 그의 중국 내 사업은 한국 영화계의 내일을 위해서도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33위. 이유진/ 영화사 집 대표 영화사 봄의 2인자에서 자신의 오붓한 집을 차린 지 2년 만에 이유진 대표는 ‘자수성가’라는 말을 써도 어색하지 않은 처지가 됐다. 첫 영화 <그놈 목소리>로 300만명 이상의 관객을 불러들였고 허진호 감독의 <행복>을 만들고 있으며, 이후에도 박진표, 최동훈 감독의 신작을 제작할 계획이니 말이다. 특히 상업영화로 풀어내기 까다로운 <그놈 목소리>를 야무지게 완성한 데서는 외모와 달리 뚝심마저 느껴진다. 그의 장점은 무엇보다 세련된 기획력과 강단있는 추진력이지만, “영화계의 마당발이자 소식꾼”으로 불릴 정도로 드넓은 대인관계 또한 숨은 강점이다. 그의 사무실이 항상 붐비는 것은 그로부터 충무로 소식을 듣거나 무언가를 알려주기 위한 사람들이 끊이지 않기 때문이다. 이러한 그의 ‘맨파워’가 머지않아 큰 영향력으로 전환될 가능성 또한 높다.
34위. 오정완/ 영화사 봄 이사 충무로의 대표적인 ‘부티크 제작사’ 영화사 봄은 개편을 마치고 새 출발을 선언했다. 조광희 변호사를 대표이사로 임명한 오정완 전 대표는 제작총괄이사를 자임해 영화 개발에 몰두하고 있다. 2006년을 개점휴업 상태로 지내며 다양한 모색을 했던 그의 ‘복귀작’은 <배반의 세레나데>(가제)다. 이후 이재용 감독의 신작, 새로운 <정사> 등을 제작할 그이기에 순위하락은 일시적인 것에 불과한 듯 보인다.
35위. 이춘연/ 씨네2000 대표 충무로를 가정에 비유하면 그는 집안의 대소사를 바지런히 챙기고 동생과 조카들을 불러모아 다독이곤 하는 맏형이다. 스크린쿼터 투쟁부터 최근 임권택 감독 헌정행사까지 한국 영화계의 모든 일을 꾸려온 그는 “충무로의 골키퍼” 같은 존재다. 간만에 제작자 입장이 돼 <황진이>를 개봉해야 하는 입장이지만, 그는 맏형으로서의 책무를 잊지 않을 것이다.
36위. 노무현/ 대통령 “한-미 FTA와 스크린쿼터 축소 등 한국의 문화 다양성과 문화주권 파괴에 결정적 공헌을 한 공로(?)를 인정하여….” 한 영화인의 추천이유처럼 그의 순위상승은 일종의 ‘역주행’에 해당한다. 파워50 순위 안에서 유일하게 ‘부정적 공헌’을 평가받은 그는 이미 오래전에 “스크린쿼터는 문화 다양성 보호를 위한 최소 안전판”이라는 공약을 저버렸고, 여기서 더 나아가 한-미 FTA를 위해 스크린쿼터를 반 토막내버렸다. 이로써 “한국 영화산업을 심각한 위기 상황에 빠뜨린” 그의 정치행위는 영화산업 부흥의 물질적 토대를 마련한 전임 김대중 대통령의 정책과 대조를 이룬다. “한 나라의 문화와 경제를 물물교환하듯 교환한 정치인”인 그의 “성과는 역사가 심판할 것이다”.
37위. 조성규/ 스폰지 대표 “스폰지 창립 이후 5년여 만에 지난해 총 57편을 개봉, 80억원의 매출을 올림으로써 작은 영화가 관객에게 어떻게 다가가야 하는지를 보여줌.” 획일적이기 짝이 없는 한국 영화시장에 다양성과 차별성이라는 신선한 바람을 불어넣고 있는 조성규 대표에 대한 지지는 고르게 나타났다. 그의 이름은 총투표자 121명 중 37명에 의해 언급돼 중하위권 순위 중 가장 많은 표를 얻은 인물로 기록됐다. 그건 조성규 대표가 한국 영화계에서 전례가 없던 성공모델을 만들어냈기 때문일 터. 그동안 예술성이 짙거나 개성이 강한 외국영화를 수입해온 영화인은 많았지만, 그처럼 꾸준하고 안정적인 시스템을 만들어낸 경우는 존재하지 않았다. 특히 그는 지난해 서울의 강남과 강북에 ‘스폰지하우스’라는 배급망을 확보해 <메종 드 히미코> <라스트 데이즈> <박사가 사랑한 수식> 등 비주류 영화들을 안정적으로, 그리고 성공적으로 개봉해냈다. “그의 역할은 공기청정기와 같다. 그건 앞선 선배들이 시스템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했거나 지나치게 방만한 경영을 했던 탓이 컸다”는 한 응답자의 말처럼 그는 명확한 목표 속에서 자신만의 노하우를 통해 뚜렷한 색깔을 가진 영화들을 소개하고 있다.
38위. 최재원/ 바른손 영화사업본부 대표 과거 한국영화 투자사 아이픽처스를 이끌었던 그는 투자손실과 잘못된 기업합병 등으로 벼랑 끝에 몰렸었다. 그러나 지금 김지운 감독의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과 임필성 감독의 <헨젤과 그레텔>을 투자·제작 중이고, 봉준호 감독의 차기작 <마더>(가제)를 제작할 예정인 그는 충무로에서 최고의 ‘꽃놀이패’를 쥔 제작자로 손꼽힌다. 그의 존재 의미는 “감독 브랜드화라는 트렌드에 발빠르게 대응”했다는 측면뿐 아니라 “(제작사라는) 중간 단계를 거치지 않은 자본과 재능의 직접적인 결합 방식”이라는 점에서도 흥미롭다. 상장기업의 풍부한 자본력을 바탕으로 투자를 할뿐더러 직접 제작단위까지 꾸리는 그의 실험적인 영화 비즈니스 모델은 아직 검증되지 않았지만, 감독의 영향력이 갈수록 커지는 상황을 고려하면 일정한 효율을 발휘할 공산이 크다.
39위. 이현승/ 감독·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영화계를 종횡무진하는 충무로의 골목대장.” 영화진흥위원회 부위원장, 경기영상위원회 위원장, 한국영화감독네트워크 대표이자 한국영화감독조합 고문…. 10여개가 넘는 직함을 추스르며 영화행정가로서의 입지를 굳히고 있는 이현승 감독이 39위로 첫 진입했다. 역시 그를 순위에 올린 이들은 대부분 감독이다. 영화노조와 제작가 사이의 합의가 이뤄진 상황에서 이현승 감독을 중심으로 감독들과 제작자들간의 논의가 이루어질 것이기 때문이다. 감독들의 지지가 아니어도 각종 감독급 스탭들의 조합결성에 힘을 불어넣었던 그는 영화 시스템 근대화의 실무적인 역군으로서 여러 영화인들에게 두터운 신망을 얻고 있다. 영화진흥휘원회와 경기영상위원회의 살림을 도맡아 책임지고 있는 입장으로서 영화 로케이션 장소로 한국이 가진 이점을 해외에 알리는 데 노력했으며 영화창작지원정책과 문화적으로 소외된 지역을 세심히 챙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뿐만 아니라 감독들을 규합해 스크리쿼터 사수와 한-미 FTA 반대 투쟁에 앞장서기도 했다. 올해는 <시월애> 이후 7년 만에 감독으로도 복귀할 예정이다. 여자들의 욕망과 권력관계, 사랑 등을 다루는 치정멜로영화로 오는 가을쯤 촬영에 들어가는 게 그의 목표다.
40위. 이용관/ 중앙대 교수·부산국제영화제 공동 집행위원장 부산국제영화제 부위원장에서 공동집행위원장으로 떠오르면서 파워50으로 재진입했다. 올해로 12회를 맞는 부산국제영화제 준비기간 동안 이용관 집행위원장은 해외업무를 담당할 김동호 집행위원장과 일을 나눠 국내 업무를 맡게 될 예정. 이용관 집행위원장에 대한 기대는 단순히 영화제 일을 분담하게 됐다는 이유 때문이 아니다. 그는 “다시 논의해야 할 문제”라며 손사래를 치고 있지만, 김동호 위원장은 이미 향후 2, 3년 안에 그에게 집행위원장 자리를 승계할 뜻을 밝힌 상태다. 올해 부산국제영화제는 관객친화형 영화제를 지향하는 한편, (가칭)아시아영화연기자대회를 창설하고 부산영상센터 두레라움 착공에 들어갈 계획. 포스트 김동호 시대를 준비하는 그의 역할이 어느 때보다 중요한 시점이다.
41위. 양기환/ 스크린쿼터 문화연대 사무처장 양기환 사무처장에 대한 영화인들의 지지는 기립박수와 다름없다. “그에 대한 지지는 스크린쿼터를 지키기 위해 노력한 모든 이를 위한 표”라는 설명처럼 지난해 그는 영화인들을 대표해서 고난의 행군을 버텨왔다. 비록 스크린쿼터는 지킬 수 없었지만 “스크린쿼터 사수 투쟁사의 산증인”인 그는 이미 한-미 FTA 비준 철회를 위해 또 다른 행군을 시작했다.
42위. 조성우/ M&FC 대표 충무로 역사상 가장 독특한 변신이 아닐까? 영화감독들에게 음악을 선사하던 조성우 대표는 자본과 시스템을 제공하는 투자·제작사 대표로 입장을 바꿔 순위권 안에 첫 진입했다. 자신의 영화음악프로덕션인 M&FC를 인조가죽제작회사인 동우와 합쳐 우회상장을 통해 자본을 마련한 그는 올해 허진호 감독의 <행복>과 이명세 감독의 <M>, 그리고 현재 촬영 중인 오기환 감독의 <두사람이다> 등을 포함한 7편의 영화에 60억원 정도를 투자할 계획이다. 이전에도 다큐멘터리 <영매: 산 자와 죽은 자의 화해>와 <여름이 가기 전에> 등을 제작했고 <꽃피는 봄이 오면> <외출> <형사 Duelist>에 부분투자를 하긴 했지만, 본격적인 시스템을 꾸리고 나서는 2007년은 향후 M&FC의 역할에 기틀을 마련하는 중요한 시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또한 제천국제음악영화제의 집행위원장으로 취임한 지 2년째를 맞는 올해는 음악영화제로서의 정체성 모색에 더 많은 신경을 쓸 계획. 뿐만 아니라 음악가로서도 올해는 새로운 도전이 시작되는 시점이다. 자신이 제작하는 영화들의 음악은 물론이고 드라마 <대장금>의 뮤지컬 제작에 참여한 덕분에 당분간은 계약서보다도 오선지 사용량이 더 많을 전망이다.
43위. 김종도/ 나무엑터스 대표 지난해 <사랑따윈 필요없어> <중천> 등 소속배우들의 영화가 연달아 흥행에 실패했다. 하지만 나무엑터스가 창립 3년 만에 싸이더스HQ와 자웅을 겨루는 매니지먼트의 강자로 부상하면서 김종도 대표의 영향력은 그 어느 때보다 거세졌다. 무엇보다도 문근영, 김태희, 김지수, 김민정 등 캐스팅 우선순위의 여배우들을 많이 보유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 뿐만 아니라 조동혁, 박건형, 송지효, 김혜성 등이 드라마에서 두드러진 활약을 보였다. 때문에 영화 외에도 향후 드라마 산업에 끼칠 영향력이 엄청날 것이라는 예상이 많았다. ‘로보트 태권V’까지 소속배우로 관리하고 있으며 올해에는 뮤지컬과 연극쪽에도 관심의 고삐를 당겨볼 계획이다.
44위. 최건용/ 롯데엔터테인먼트 상무 쇼박스에 정태성이 있다면 롯데에는 최건용이 있다. 롯데가 부진한 성적에도 불구하고 꾸준한 시장개척 및 탄탄한 배급망을 이룰 수 있었던 것에는 최건용 상무의 공격적인 감각이 주요했다는 평가다. 위기를 맞은 한국 영화산업에 롯데의 투자가 어떤 방향으로 진행될지 또한 관심의 대상으로 순위권 안에 재진입했다
45위. 신철/ 신씨네 대표 “배우 캐스팅이 힘들어서 로봇에 마음을 빼앗긴 최고의 제작자.” 수년째 아무런 성과를 내지 못하고 있음에도 신철 대표의 이름은 꾸준히 거론되고 있다. 그만큼 충무로가 제작자로서의 그의 역량을 인정한다는 이야기일 터. <로보트 태권브이> 프로젝트가 세인의 관심을 끄는 것도 어쩌면 이 일을 신철 대표가 주도하기 때문인지도 모를 일이다. 그의 ‘실사영화계’ 컴백을 바라는 응답자도 많았다.
46위. 김상일/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대표 소니픽쳐스릴리징코리아와의 합병 과정에서 브에나비스타코리아를 나온 김상일 대표는 한국 영화자본 프라임으로 자리를 옮겼다. 폭스에서 시네마서비스로 옮겼던 김정상 전 대표와 함께 직배사에서 한국 영화사로 이직한 두 번째 경우인 셈. 프라임의 규모에 비해 비교적 낮은 편인 그의 순위는 충무로의 그에 대한 인지도와 정비례하는 듯 보인다.
47위. 김기덕/ 감독 김기덕 감독의 순위가 차츰 하락하는 것은 아마도 그와 한국 영화산업 사이의 긴장력이 점점 약해지고 있는 탓으로 보인다. 일본 등 해외의 투자를 받아온 그는 신작 <숨> 또한 해외 선판매를 통해 제작비를 조달했다. 하지만, 한국 영화계가 침체국면으로 가고 있는 상황에서 “한국영화 제작비 절감의 연구 사례”인 그의 영향력은 오히려 높아질지도 모른다.
48위. 이주익/ 보람영화사 대표 “한국영화의 틀을 넘어서서 꾸준히 해외 공동프로젝트를 추진하는 경험있는 프로듀서.” 앞서의 언급이 설명해주듯, 그의 이름은 한국에서보다 외국, 특히 아시아권에서 더 잘 알려져 있다. 그의 이름이 50위 안으로 진입하게 된 데는 장동건, 장쯔이의 대작 <사막전사>의 영향이 가장 컸겠지만, 그는 이미 <칠검> <묵공> 등을 통해 아시아 합작영화의 경험을 차근차근 쌓아왔다. 그에 대한 기대가 “한국 영화계의 세계 진출에 일정 정도의 역할을 차지할 것”에 쏠려 있는 것은 당연한 일이다. <사막전사> 이후에도 해외를 향한 그의 일정은 바쁘기 짝이 없다. 이만희 감독의 <만추>를 중국에서 리메이크하는 프로젝트나 황석영 원작의 <심청>을 아시아 합작영화로 꾸리는 일 등으로 그의 항공 마일리지는 척척 불어나고 있을 것이다.
49위. 권혁조/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 대표 <씨네21>이 파워50 설문을 시작한 뒤로 2002년까지 꾸준히 순위 안에 이름을 올렸던 그가 5년 만에 돌아왔다. 분명 소니와 디즈니의 신규 합작법인인 소니픽쳐스릴리징브에나비스타영화의 대표를 맡은 것과 무관치 않을 것이다. 지난해 기준으로 관객 점유율 10.1%의 무시 못할 이 합작 법인의 파워는 곧 본격화될 전망이다. 5월1일의 <스파이더맨 3>를 시작으로 <캐리비안의 해적: 세상의 끝에서> <라따뚜이> 등 무게감이 쏠리는 라인업이 극장가를 장악할 분위기다. 사실 그의 재부상은 올 한해 직배사들의 영향력이 최근 들어 가장 강력할 것을 예고하는 신호탄이기도 하다. 대우전자 비디오 사업부 출신으로 한국 영화인들과 비교적 친밀한 관계를 맺고 있다는 점 또한 그에 대한 고평가의 배경으로 보인다.
50위. 장진/ 감독 강우석 감독과 KnJ엔터테인먼트를 설립하면서 급부상한 장진 감독은 KnJ보다는 여전히 자신의 터전인 필름있수다를 중심으로 활동하는 듯 보인다. 지난해 <거룩한 계보>가 기대만큼 좋은 반응을 얻지 못하면서 순위가 하락했지만, 곧 선보이는 <아들>의 성공 여부에 따라 그의 영향력에도 변화가 생길 전망이다.
50위권 바깥의 주목할 만한 인물
배우 최민식, 정승혜 대표,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장 등
50이라는 숫자는 <씨네21>의 자의적인 정의다. 사실, 51위와 50위의 차이가 얼마나 되겠는가. 50위권 바깥에 있지만 한국 영화계에 영향을 끼친 신선한 인물들을 조명한다. 53위를 기록한 최민식은 지난해 영화 대신 스크린쿼터와 관련된 각종 현장을 지켰다. “배우의 사회참여와 관련해 정말 최선을 다한 배우다. 온갖 비방과 억측을 새겨담을 필요는 없는 듯” 등의 의견은 독립영화계에서 집중적으로 나왔다. 55위에 오른 정승혜 영화사 아침 대표는 <도마뱀> <라디오 스타>를 선보였고, 현재 이준익 감독의 <즐거운 인생>과 조선판 ‘여고괴담’ <궁녀>를 제작하며 주목을 끈다. 그는 강우석 감독이 가장 신뢰하는 영화평자이자 카피라이터이기도 하다. KT(또는 남중수 사장)와 SKT는 한국 영화계를 뒤흔들 통신자본으로 지목되면서 각각 56위와 75위로 꼽혔다. “방통융합시대의 새로운 큰손으로 등장해 IPTV를 위시한 신규 매체 환경에서 콘텐츠 제작의 방향성을 결정할 수 있다”는 전망은 양사에 공히 적용된다. 57위로 오른 조선희 한국영상자료원장 또한 주목을 끄는 인물이다. 자료원의 상암 이전과 “명실상부한 아카이브를 만들어낼 수 있는” 특유의 강력한 추진력에 기대를 거는 분위기다. 67위인 박성혜 싸이더스HQ 이사는 국내 최대 매니지먼트사를 실질적으로 관할하는 능력을 높이 평가받았다. “잠재적인 배우의 가능성을 뚫어볼 줄 아는 나름대로의 심미안” 또한 그의 강점으로 꼽혔다. 한-미 FTA 협상을 이끌었던 김현종 통상교섭본부 본부장(70위)과 김종훈 한-미 FTA 한국쪽 수석대표(93위)는 36위 노무현 대통령과 같은 이유로 득표(?)에 성공했다. 반면 스크린쿼터 축소 반대와 멀티플렉스 스크린 독점 제한에 관한 의견을 끊임없이 제기한 천영세 민주노동당 의원은 73위에 꼽혔다. 한편 2006년 순위권에서 탈락한 인물은 배우 이영애, 문근영, 황정민, 이병헌을 비롯해, 이승재 LJ필름 대표, 김동주 쇼이스트 대표, 석명홍 시네라인2 대표, 신상한 프라임엔터테인먼트 부사장, 홍상수 감독 등이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