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수 3부작의 주인공들 박찬욱,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최민식, 강혜정, 이영애
촬영현장의 진행을 맡은 <씨네21> 기자들의 눈에도 이건 비현실적인 광경이었다. 표지 사진을 기획하며 이들의 이름을 나란히 써볼 때만 해도 이 정도의 압도적인 존재감을 실감하진 못했다. 박찬욱 감독과 송강호, 신하균, 배두나, 최민식, 강혜정, 이영애가 함께 카메라 렌즈로 눈빛을 모을 땐 촬영장 전체에 팽팽한 긴장감마저 감돌았다. 셔터 소리가 한번 찰칵 울릴 때마다 배우들조차 기진한 한숨을 뱉을 만큼, 7인이 빚어낸 화학작용은 생각보다 훨씬 강렬했다.
이날의 촬영을 기획한 박찬욱 감독과 모호필름의 애초 의도는 조촐한 ‘기념촬영’에 가까웠다. 5월 중 출시되는 박찬욱 감독의 복수 3부작 DVD 박스세트 출시를 자축하며 근사하게 사진 한장 남겨보자던 계획이었다. 사실 각자의 책상 위나 사무실 벽에 거는 걸로 만족하기엔 7인이 집합한 사진의 의의가 아까울 수밖에 없었다. 박찬욱 감독쪽은 때마침 12주년을 맞은 <씨네21> 창간 기념호에 맞춰 사진을 공개하자는 제안을 흔쾌히 받아들였다.
이날 촬영은 복수 3부작의 세 작품별로 진행됐다. <복수는 나의 것>(2002), <올드보이>(2004), <친절한 금자씨>(2005)의 배우들과 박찬욱 감독은 수년이 지난 지금 복수 시리즈에 대한 각자의 소회를 풀어냈다. 복수 3부작의 울타리 안에서 누군가는 중요한 걸 배웠고, 누군가는 자부심을 느꼈으며, 누군가는 그냥 즐겼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