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난징의 비극 스크린으로 재현된다
김민경 2007-04-10

루 추안의 <난징! 난징> 임호의 <난징 크리스마스 1937> 등, 난징대학살 소재 영화 제작

중국 <신화통신>은 난징대학살 70주년인 올해 이 사건을 소재로 한 영화들이 속속 제작된다고 보도했다. 현재까지 알려진 네편의 프로젝트 중 가장 먼저 중국국가광파전영전시총국의 제작 승인을 받은 것은 루 추안의 <난징! 난징>. 2년의 자료조사를 거쳐 250억원의 예산을 투입할 이 영화는 1930년 난징을 재현할 대규모 세트를 지린성에 지어 4월부터 촬영에 들어갈 예정이다. 4만명이 목숨을 잃은 대량 학살 장면도 스크린에 재현된다. 난징의 군사학교에 다니며 학살의 진상을 알게 된 뒤 “언젠가 반드시 이 사건을 영화화하겠다”고 생각해왔다는 루 추안은 “감정을 자극하기보다 역사를 명확히 하기 위해 이 영화를 만든다”고 제작 의도를 밝혔다. 왕샤오솨이, 로우예, 지아장커와 함께 6세대 감독으로 일컬어지는 루 추안은 티베트 영양 사냥을 비판하는 <커커시리>(2004)로 제41회 대만금마장영화제 최우수 작품상을 수상한 바 있다.

중국 정부의 승인을 받은 두 번째 난징 프로젝트는 홍콩감독 임호가 연출하는 <난징 크리스마스 1937>로 중국계 미국인 작가 아이리스 장의 <난징대학살>이 원작이다. <난징대학살>은 중일전쟁 당시 중국에 체류한 외국인 선교사와 사업가의 시선으로 당시의 사태를 기록한 실화 소설로 미국에서 큰 성공을 거뒀다. 미국의 비리디언 엔터테인먼트와 중국 장쑤성 지방행정부 합작으로 만들어지는 <난징대학살> 역시 같은 소설을 원작으로 한다. <홍번구> <폴리스 스토리3>의 감독 당계례도 난징대학살을 소재로 프로젝트를 준비 중이다.

한편 1937년 12월13일부터 6주간 계속된 난징대학살을 둘러싼 중국와 일본의 의견 차는 여전히 좁혀지지 않고 있다. 일본 우익방송 <사쿠라채널> 대표 미즈시마 사토루는 “반일 선동을 바로잡기 위한” 다큐멘터리 <난징의 진상> 제작발표회를 열어 논란을 불러일으킨 상태다. <난징! 난징>이 촬영에 들어가는 4월은 때마침 원자바오 중국 총리의 일본 친선방문과 시기가 맞물려 양국의 해묵은 역사 논쟁을 다시 불러일으키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