달동네에 대한 관심은 식지 않았다. 임창정·하지원 주연의 <1번가의 기적>이 2주 연속 흥행 정상을 고수했다. 서울 65개, 전국 334개 스크린에서 상영된 윤제균 감독의 <1번가의 기적>은 서울 43만 7617명, 전국 170만 658명(이하 배급사 집계)을 불러모으며 비수기 극장가를 평정했다. 코미디언 이경규가 제작한 <복면달호>도 선전하고 있다. 차태현·이소연 주연의 <복면달호>는 <1번가의 기적>과 함께 지난주 기세를 이어가며 2위를 차지했다. <복면달호>는 서울 54개, 전국 263개 스크린을 확보했고 서울 26만 7370명, 전국 110만 9194명을 동원했다.
예매시장에서 <1번가의 기적>과 박빙의 간격을 유지하며 기대를 모았던 빌 콘돈 감독의 뮤지컬 영화 <드림걸즈>는 서울 11만 6171명, 전국 24만 1495명을 동원했다. <드림걸즈>는 두 영화의 절반에도 못 미치는 118개의 적은 스크린 수에도 불구하고 주말 내내 거의 매진에 가까운 좌석점유율을 기록하며 3위를 차지했다. <드림걸즈>는 CJ가 위탁배급하는 파라마운트의 첫 영화.
CJ의 한 관계자는 “110개의 초도 프린트에서 숫자가 더 늘어나지는 않는다. 현재보다 약간 와이드하게 개봉할까도 고려했지만 파라마운트 본사에서 현재 규모를 원했다. 관객반응이 뜨거운 만큼 3월 한달간은 상영이 가능하리라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처럼 직배사들이 취급하는 영화들은 한국영화와 달리 관객 반응이 좋아도 프린트 물량을 마음대로 늘일 수가 없다. 미국에서 한정된 프린트를 보내고 추가로 프린트를 수급하는 경우는 거의 없기 때문이다.
2월을 기점으로 국내 배급시장은 CJ엔터테인먼트가 선도하고 있다. 작년 연말 대형흥행작 <미녀는 괴로워>로 시장을 석권했던 쇼박스는 <조폭마누라3>, <최강로맨스>로 1월까지 상승세를 이어갔다. CJ는 <그놈 목소리>로 반전을 만들고, 현재는 <1번가의 기적>이 순항중인 가운데 외화 <드림걸즈>가 힘을 더하는 형국이다. 자사 영화들이 선전하는 가운데 CJ가 투자하고 시네마서비스가 배급하는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를 3월 1일 개봉한다.
김혜수·윤진서 주연의 로맨틱코미디 <바람피기 좋은 날>도 167만명을 돌파하며 기세가 여전하다. 김석훈·김성은 주연의 코미디영화 <마강호텔>은 중위권에 데뷔하며 다소 실망스러운 신고식을 치뤘다. 지난주 상위 5위를 독식한 한국영화들은 개별적인 순위는 하락했지만 고스란히 10위 내에 잔류했고, 외화들만 물러난 상황. 새로운 개봉작 <드림걸즈>, <바벨>, <텍사스 전기톱 연쇄살인사건 :0>가 개봉하면서 <록키 발보아>, <아버지의 깃발>, <더 퀸>이 순위 밖으로 밀렸다. 이러한 외국영화 약세는 <그놈 목소리>가 개봉한 2월 1일 이후 계속되고 있다.
2007년 최대 흥행작 <그놈 목소리>는 전국 316만 1948명을 동원하며 박진표 감독의 전작 <너는 내 운명>이 동원했던 305만 1134명을 넘어섰다. 새로 개봉한 <마강호텔>을 제외하면 10위권 내의 한국영화 네 편이 모두 100만명을 넘기는 고른 흥행을 기록하고 있는 점도 고무할 만하다. 이번주에는 정윤철 감독의 <좋지 아니한가>와 가스파르 울리엘·공리 주연의 <한니발 라이징>이 극장가를 찾아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