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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핫이슈] 한국형 속편영화 ② 트렌드의 변화를 무시해선 안되더라
2007-02-02

<조폭마누라> 시리즈를 제작한 현진시네마 이순열 대표

<조폭마누라>는 어디서 시리즈의 가능성을 봤나. 남자들의 세계인 조폭집단에 여자가 들어간다는 역발상적인 컨셉에서 가능성을 봤다. 현실에서는 일어나기 힘든 일이고, 그걸 영화적으로 풀어냈기 때문에 할리우드에서도 인정한 것이다. 기본 컨셉만 유지해놓고 바꾸어가면 나올 이야기는 무궁무진할 거라고 생각했다.

시리즈를 제작하면서 어려웠던 점은. 차별성과 연속성의 문제에서 균형을 맞추는 게 쉽지 않다. 속편은 마케팅비는 절감할 수 있지만, 그만큼 제작비를 상승시켜야 한다. 시리즈가 아닌 영화는 무에서 유를 창조하지만 시리즈는 반 정도는 유에서 시작한다. 컨셉을 맞추면서 새로운 걸 해줘야 하기 때문에 어렵다. 밖에서 보면 무사안일주의라고 하지만 오히려 더 힘든 작업이다.

<조폭마누라2>는 전작을 많이 답습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나도 반성을 많이 했던 부분이다. 그때는 2편을 제작한다고 하니까 투자자들이 몰려들어서 일단 영화부터 만들고 보라는 식이었다. 지금 생각해보면 그러한 외부적인 여건에 쉽게 대처한 게 아닌가 싶다.

<조폭마누라3>의 흥행성적이 저조하다. 결과적으로 보면 트렌드의 변화를 무시한 게 아닐까 싶다. <조폭마누라> 1편은 성전환, 역발상의 컨셉이 환영받았지만 계속 이어오면서 5년이 지난 지금, 퇴색 아닌 퇴색이 돼버렸다. 굳이 아쉬운 점이 있다면 제목에서도 변화를 주었어야 했다는 것이다. 나름대로 영화는 많은 변신을 했지만, <조폭마누라>에 대해 관객이 가진 편견을 이겨내는 건 쉽지 않았다. 제목을 굳이 고집할 게 아니라. 트렌드가 바뀌었다면 과감히 버릴 줄도 알아야 한다고 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