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녀는 괴로워>가 100만명에 가까운 주말관객을 동원하는 괴력을 과시했다. 서울 97개, 전국 473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미녀는 괴로워>는 서울 26만명(이하 배급사 집계), 전국 92만명을 동원하며 박스오피스의 42.2%를 차지했다. 전통적으로 흥행작들은 시장 절반에 가까운 시장점유율로 시작하는 경우가 많다. 시사회와 전야상영에서 이미 입소문을 타기 시작한 <미녀는 괴로워>의 첫주 스코어는 지난주 1,2위를 차지한 <싸이보그지만 괜찮아>와 <Mr. 로빈 꼬시기>를 합한 수치보다 10만명 이상 많다. 이번 흥행은 크리스마스에 걸맞는 데이트영화라는 점, 성형과 립싱크라는 대중적 소재를 갖고 있다는 것, 탄탄한 원작만화를 기반으로 한 설득력있는 이야기 구성 등이 맞물린 결과로 보인다. <광식이 동생 광태>로 성공적으로 스크린에 데뷔한 김아중은 <미녀는 괴로워>의 성공으로, 충무로의 새로운 흥행카드로 부상할 전망이다. 공동제작사인 KM컬쳐에 따르면, 12월19일까지 전국 관객 120만명을 둘파했다.
낸시 마이어스 감독의 <로맨틱 홀리데이>도 흡족할만한 성과를 냈다. 서울 71개, 전국 242개 스크린에서 개봉한 <로맨틱 홀리데이>는 서울 18만 4천명, 전국 45만 2천명을 불러모으며 2위로 박스오피스에 데뷔했다. <미녀는 괴로워> 절반 수준의 스크린에 불구하지만 지난주 박스오피스 1위에 버금가는 관객동원은 <로맨틱 홀리데이>의 롱런을 짐작하게 만든다.
지난주 박스오피스를 뜨겁게 달군 <Mr.로빈 꼬시기>와 <싸이보그지만 괜찮아>는 중위권으로 하락하며 100만명 동원도 어려운 상황에 봉착했다. 비수기의 강자 <해바라기>는 흥행 4주차에도 굳건히 4위를 지켰다. <해바라기>는 147만 6122명을 불러모아 이번주에는 150만명을 돌파할 기세다. <해바라기>를 제외하면 상위권의 모든 영화가 로맨틱 코미디물에 편중되는 현상도 흥미롭다. 이번주는 바야흐로 크리스마스 시즌. <중천>, <해피 피트>, <007 카지노 로얄> 등 대작들이 운집했다. CJ엔터테인먼트가 배급하는 기대작 <중천>과 쇼박스가 배급하는 <미녀는 괴로워>가 벌이는 한국영화의 마지막 흥행승부를 지켜보는 일도 흥미로울 듯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