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영화가 프랑스에서 개봉한다. 지난 10월18일 <한 여학생의 일기>라는 북한영화가 프리티픽처스와 프랑스 배급판권 계약을 맺었다고 <스크린> <버라이어티> 등 외신들이 보도했다. 제임스 벨레즈 프리티픽처스 대표는 지난 9월 평양국제영화제 기간 중에 영화를 보고 배급판권과 관련한 협상을 진행해온 것으로 알려졌다.
<한 여학생의 일기>는 장인학 연출, 안준보 각본의 성장물. 작은 시골을 벗어나 도시의 고층아파트에서의 삶을 꿈꾸는 소녀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지난 8월6일 북한에서 개봉해 800만명의 관객을 동원하는 기록을 세우기도 했다. 벨레즈 대표는 이 영화가 “북한의 일상생활을 정직하게 묘사”했다면서 “더 나은 삶을 바라는 보통 여학생의 모습을 잘 그려낸 웰메이드영화”라고 설명했다. 벨레즈 대표는 또 “프로파간다적이지 않다는 점에서도 흥미롭다”고 덧붙이면서 외신을 통해 “칸영화제쪽이 이미 이 영화에 대해 잘 알고 있다”고 내년 칸영화제 출품 가능성까지 언급했다. <한 여학생의 일기>의 프랑스 개봉은 2007년 중반 정도로 정해질 전망이다.
프리티픽처스는 김기덕의 <해안선> <봄 여름 가을 겨울 그리고 봄> <빈 집>, 허진호의 <봄날은 간다> <외출> 등을 프랑스 내에 배급해온 회사. 최근에는 임상수의 신작 <오래된 정원>을 선구매했다. 벨레즈 대표는 “서구에서 영화제가 아닌 일반 개봉으로 북한영화를 소개하기는 몇 십년 만에 처음일 것”이라고 판권 계약의 의의를 추가했다. 한편 <버라이어티>는 이번 계약건에 대해 “북한이 핵실험을 하고 2주가 채 안 돼 유엔의 대북제재 결의안이 통과하고 4일 만에 벌어진 일”이라고 설명하기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