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8대1’의 전설로 유명한 노타치파의 정권(박건형)은 경로(MC몽), 성현(이천희)과 함께 뚝방을 점령한다. 하지만 학교에서는 교장이 왕이라는 사실을 뒤늦게 깨닫고, 정권은 길을 떠난다. 정권이 사라진 뒤 입으로 먹고살던 경로는 주부들을 상대로 하는 노래교습소 강사로 이름을 날리고, 똑똑했던 성현은 열심히 공부해 방사선과 의사로 거듭난다. 5년이 흐른 뒤, 교도소에서 출소한 정권이 돌아오고 경로와 성현은 일상에서 벗어나 화려했던 옛날로 돌아가고 싶어한다. 마침 조직폭력배 치수가 동네에 들어와 온갖 만행을 저지르고 3인방은 그를 제압하기 위해 분연히 일어선다. 3인방과 치수 일당은 결국 뚝방에서 최후의 결전을 맞이하는데…. 단편 <장마> <어떤 여행의 기록>을 거쳐 디지털 장편 <양아치어조>로 유명해진 조범구 감독의 장편 상업영화 데뷔작. <양아치어조>의 익수, 종태, 떡팔의 삼각구조를 그대로 빌려왔고, 감독이 어린 시절 중랑천에서 자란 경험을 보탰다. 감독의 단짝으로 유명한 박수진 시나리오 작가의 걸쭉한 입담과 국가대표 무술감독 정두홍이 만들어내는 액션 시퀀스에 주목할 것.

<뚝방전설>과 닮은꼴 한국영화

<짝패> 친구의 죽음을 계기로 주인공 태수(정두홍)가 고향 온성에 돌아오면서 필호(이범수)와 석환(류승완)의 운명이 달라지는 대목은 5년 만에 정권이 복귀하면서 평범했던 경로와 성현의 일상이 변화하는 지점과 비슷하다. 세 사람이 어린 시절 단짝이었다는 점도 유사하다. <짝패>의 회상 시퀀스에 소풍간 저수지에서 다른 학교 아이들과 싸우는 대목은 뚝방전설의 마지막 결전을 떠올리게 한다. 집단 난투극으로 마무리되는 플롯의 구조도 닮은꼴이다. 두 영화의 액션은 모두 무술감독 정두홍이 담당했다.

<갱스터 하이> 아직 개봉하지 않은 박기형 감독의 청춘영화 <갱스터 하이>는 축구클럽을 만들었는데 그것이 폭력서클로 오인되는 이야기로 시작된다. 고등학교에 갓 입학한 상호(정경호)와 재구(이태성)의 운명은 상호가 여고짱 수희(장희진)을 만나며 순식간에 뒤틀린다. <뚝방전설>이 유머러스하게 영웅이 되고 싶어하는 밝은 면을 다룬다면, <갱스터 하이>는 본인의 의지와 상관없이 싸움에 휘말리는 아이들의 비극을 그려낸다. <뚝방전설>의 아이들이 뚝방에서 최후를 맞이하듯, <갱스터 하이>의 아이들에게 당구장은 싸움의 종착역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