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 청춘에게 고함>은 세개의 에피소드로 되어 있다. 1부, 정희(김혜나)의 이야기. 가족을 버렸던 아버지가 어느 날 돌아오고, 새 집으로 이사가려던 언니가 사기까지 당하면서 정희는 깊은 혼란에 빠진다. 2부, 근우(이상우)의 이야기. 전화국 직원으로 일하던 중 우연히 통화 내용을 도청한 한 여자에게 마음을 뺏긴 근우는 그녀의 집을 찾아가 사랑을 고백한다. 3부는 인호(김태우)의 이야기. 독문학 박사과정을 밟던 중 군대에 간 인호는 말년 병장이 되어 휴가를 나온다. 그런데 아내의 낌새가 수상하다. 다른 남자가 있는 것 같다.
청춘영화
청춘이라는 말을 앞세운 영화들이 요 몇년 사이 간간이 나왔다. <발레교습소>나 <마이제너레이션> 등이 그런 영화다. 그리고 올해에는 <내 청춘에게 고함>이 선을 보인다. 이 영화에 등장하는 세명의 젊은이들에게 미래는 불확정적이다. 하지만 그것 역시 청춘의 일면이라고 영화는 생각한다. <내 청춘에게 고함>은 그걸 세밀하게 들여다보고자 한다. 젊은 날의 진짜 인상을 잡아낸다는 것은 무엇일까? “청춘이란 삶에 대한, 사람과 사물에 대한, 시간과 공간에 대한 다양한 열정”이라고 말하는 김영남 감독은 “부디 이 영화로 인해 숨가쁘게 지나친 청춘들은 잠시 되돌아볼 수 있기를, 방황하며 달리는 청춘들에게는 잠시 멈추기를, 이제 곧 거쳐갈 청춘들은 작은 위안을 받기를 희망한다”고 말한다.
김혜나, 이상우, 김태우 트리오
<내 청춘에게 고함>의 세 주인공 정희와 근우와 인호 역을 각각 김혜나, 이상우, 김태우가 맡았다. 단편영화 등을 통해서 얼굴을 알린 김혜나는 직설적이지만 감수성 예민한 정희의 슬픔을 표현한다. 반면에 이상우는 사랑에 빠진 젊은 남자의 이상을 대변한다. 소극적인 성격의 근우가 낯선 여자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가 사랑을 고백하는 장면은 판타지처럼 느껴질 정도. 인호 역을 맡은 김태우의 연기는 돋보인다. 말년 병장, 그러나 사회에 나가 뚜렷하게 할 것이 없는 반 백수 지식인. 그 어쩌지 못하는 사회적 지위에 놓인 주인공을 김태우는 소심하지만 비위 좋은 속세형 인간으로 만들어놓는다. 김태우가 던지는 대사들은 상황에 따라 기묘한 유머를 만들어내니, 주의를 기울여 보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