MP3 플레이어 아이팟(iPod)을 만든 애플 컴퓨터가 영화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작한다. 미국의 영화주간지 <버라이어티>는 애플컴퓨터가 올해 말부터 온라인 음악 사이트 아이튠즈(iTunes) 스토어를 통해 영화의 영구적인 다운로드 파일을 제공한다고 밝혔다. 아이튠즈 스토어는 아이팟 사용자들이 곡당 99센트의 요금을 지급하고 음악 파일을 다운받을 수 있는 웹사이트. 현재 이곳에선 음악과 TV쇼 파일이 서비스되고 있다. 할리우드의 영화 제작사들은 애플컴퓨터의 이번 계획에 대해 큰 관심을 갖고 협상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는 아이팟과 아이튠즈 스토어가 보유한 어마어마한 사용자 수 때문. 애플사는 아이팟의 비디오 버전을 출시한 뒤, 2250만달러의 판매수익을 냈다. 한 영화사 관계자는 “이미 온라인에서 영화 파일 다운로드 서비스를 시행하고 있는 사이트는 있다. 하지만 아이팟은 새로운 시장이다. 영화 파일 다운로드의 대중화에 큰 역할을 할 것“이라고 밝혔다.
현재 인터넷으로 영화 파일의 다운로드를 서비스하고 있는 곳은 ‘무비링크’와 ‘시네마나우’ 정도. 최근에는 ‘아마존닷컴’이 미국의 영화 정보 최대 사이트 IMDb를 통해 영화 파일 서비스를 구상하고 있다고 밝혔다. 할리우드에서 인터넷은 홈비디오 시장의 대안으로 떠오르고 있는 것이 사실. 지난해에는 인터넷 영화 파일 다운로드 시장은 미국 내에서만 230억달러의 수익을 냈다. 하지만 문제는 가격. 이번 협상에서 애플컴퓨터는 영화 파일의 가격을 두고 영화사들과 이견을 보이고 있다. 모든 영화 파일의 가격을 9.99달러로 동일하게 책정하자는 애플컴퓨터쪽 의견과 달리 대부분의 영화사들은 최신 개봉작부터 DVD가 발매된 오래된 영화까지 다양한 가격을 매기자고 주장하고 있다. 파일 가격에 대한 충돌은 이전에도 있었다. 애플사는 음악 파일 서비스의 확장을 시행한 지난해, 음반사들의 음악 파일 가격 다양화 주장에 부딪혔다. 하지만 미국 내 디지털 음악 사업의 80%를 점유하는 애플사는 독점적 지위를 무기로 동일 가격 정책을 유지할 수 있었다. 특히 애플사가 제공하는 파일들이 아이팟 플레이어에서만 재생이 가능하다는 점은 할리우드 제작사들의 귀를 솔깃하게 하는 부분이다. 합법적 다운로드 서비스를 표방하는 아이튠즈 스토어가 해적 파일과 저작권 피해 사례를 최소화해줄 것으로 기대하기 때문이다. 할리우드의 한 관계자는 “애플사가 좀더 큰 스크린의 아이팟을 선보인다면, 가격에 대한 논쟁도 잦아들 것”이라고 내다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