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통일의 꿈이 현실로 다가왔다. 서기 이천육년 오월삼십일일, 마침내 이 나라가 한나라가 되었다. 한나라당이 서울, 대전, 대구 찍고~ 부산까지 전국의 관공서를 싹쓸이했다. 강원과 경기, 수도권도 빠지지 않고 ‘우리의 일심단결의 대오’에 합류하였다. 한나라를 향한 신심으로 뭉친 인민들은 한반도를 푸른색의 물결로 물들였다. 한반도 방방곡곡에서 무려 ‘륙십’ 퍼센트가 넘는 압도적인 지지율로 말 많은 노무현 일당을 몰아내고, 한나라당에 지사의 영광을 안기었다. 한나라당은 그동안 공화국에서 밀어온 대남 선전가요 <우리는 하나>의 주옥같은 가사 “하나~ 민족도 하나~, 하나~ 핏줄도 하나~”에 더욱 주옥같은 가사 “하나~ 투표도 하나~”를 보태는 개가를 드높였다.
물론 통일의 대오에서 이탈한 ‘일부’ 지역도 있다. 아직도 호남은 푸른 물결에 합류하지 못하고 있다. 여전히 노란 옷의 추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그래도 통일의 관점에서 다행인 것은, 전남·광주와 전북이 각각 민주당과 열린우리당으로 갈라서는, 모세의 기적보다 어렵다는 호남의 기적을 보여주었다는 것이다. 그래도 수도권 호남 향우회는 죽지 않았다. 선생님당을 향한 일부 호남인의 단심은 저토록 뜨겁다. 저, 예상을 뛰어넘는 박주선 민주당 서울시장 후보의 득표율을 보라! 박명수처럼 가늘고 길게 버티다가 언젠가 제8의 전성기를 맞이하겠다는 민주당의 절치부심 전략이 벌써 통하고 있다. 아직도 호남인은 살아 있다! 그리고 노래한다. “아무리 생각해도 난 너를~.” 누구를? 선생님을!
통일의 기쁨도 잠시, 자칫 한나라의 내분이 재연될 우려도 없지 않다. 지금의 기세라면, 한나라당의 정권탈환은 따놓은 당상. 하지만 서울왕자와 유신공주의 치열한 왕위 다툼이 예상된다. 한나라당의 대통령 후보 경선은, 정말 결승 같은 예선! 이들의 경선에 비견될 만한 예선전은 올림픽에서 금메달 따기보다 국가대표로 뽑히기가 어렵다는 한국 양궁대표 선발전, 쇼트트랙대표 선발전밖에 없다. 왕자든, 공주든 어쨌든 그분이 오셨다. 마침내 보수의 천년왕국이 도래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