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미즈 다카시 감독이 환생을 소재로 한 공포영화 <환생>을 들고 왔다. 환생이란 어떤 존재가 죽은 뒤 다른 육체로 다시 태어나는 것을 말한다. 꼭 인간으로 다시 태어나는 것만을 말하는 것은 아니다. 사람의 몸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고, 벌레나 동물, 식물로 다시 태어날 수도 있다.
불교에서는 중생이 다시 태어나 계속 생을 반복하는 것을 윤회라고 하는데, 이는 ‘12연기설’(十二緣起說)로 설명된다. 참된 진실을 알지 못하는 미혹한 중생은 무수한 전생을 통해 축적된 업과 습관에 따라 다른 것과 접촉하고, 좋고 싫다는 판단을 내리고, 좋은 것은 취하고 싫은 것은 피하려 하면서 결국 유(有)하게-존재하게- 된다는 것이다. 이 유(有)하려는 욕구 때문에 중생은 다시 태어나, 늙고 병들어 다시 죽게 된다. 불교에서는 환생, 즉 다시 태어나는 것을 긍정적으로 보지는 않는다. 태어난다는 것은 고통의 시작이다. 불교에서 말하는 불사(不死)는 죽어서 다시 태어나는 환생을 일컫는 것이 아니라, 태어나지 않음으로써 죽지도 않게 되는 것, 즉, 참된 깨달음을 얻어 윤회의 고리를 끊고 해탈하는 것을 뜻한다. 참고로 스스로 목숨을 끊는 자살로는 윤회에서 벗어날 수 없다. 자살은 존재에 대한 애착이 크기에 나오는 것이며 그러한 애착은 다시 유(有)하려는 욕구, 생(生)하려는 욕구로 이어진다.
불교 외에도 몇몇 종교들이 환생을 말한다. 불교와 티베트의 민간신앙이 결합한 라마교는 고승이 죽으면 다시 승려로 태어난다고 하며, 라마교의 수장인 달라이 라마가 죽으면 그가 환생한 어린 소년을 찾아 달라이 라마로 추대한다. 동양 종교에서 나온 환생 개념은 서양으로 건너가 다이아네틱스, 채널링, 사이언톨로지 같은 종교의 교리로 사용되기도 한다. 불교에서 말하는 환생은 괴로움의 시작이지만, 이들 뉴에이지 종교는 환생하는 것을 일종의 목표처럼 생각한다.
전생에 대한 믿음은 현재의 신체적·정신적 문제를 치료하는 방법으로 사용되기도 한다. 전생퇴행요법은 최면을 통해 전생에 고통스러웠던 기억을 다시 체험하게 함으로써, 전생의 기억에 따른 트라우마로 나타난 현생의 질병을 치료한다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