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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국 배우 전성시대 [5] - 웨일스·스코틀랜드 출신 배우
정재혁 2006-04-11

크리스천 베일 Christian Bale

<아메리칸 싸이코> <이퀄리브리엄> <배트맨 비긴즈>

“<아메리칸 싸이코>를 찍기 전에는 계속해서 사극 제의만 들어왔다. 이제는 머천트 아이보리 영화용 배우가 되는 게 아니냐고 스스로에게 물어볼 정도였다.”

<엔터테인먼트 위클리>는 발행 10주년 기념호에서 크리스천 베일을 지난 10년간 ‘가장 영향력 있는 컬트적 인물 8’에 꼽았다. 베일은 13살 어린 나이에 스티븐 스필버그 감독의 <태양의 제국>에 출연했으며, 이 영화로 전미비평가협회 청소년 최우수상을 수상했다. 그는 <아메리칸 싸이코>에서 패션에 집착하는 살인마 역을 훌륭히 소화했으며, 2005년 크리스토퍼 놀란의 <배트맨 비긴즈>에서 슈퍼 히어로의 모습으로 나타났다. 심리스릴러 <머시니스트>를 위해서는 30kg 감량도 마다지 않는 열의를 보여줬다. 이후 콜린 파렐과 함께 테렌스 맬릭 감독의 <신세계>에 출연했으며, 현재 <배트맨 비긴즈>의 전사를 다룰 영화에 캐스팅된 상태다.

Good: <작은 아씨들>의 부드러움, <벨벳 골드마인>의 퀴어적 감성, <아메리칸 싸이코>의 광기까지, 다양한 캐릭터를 자유자재로 소화하는 폭넓은 연기. Bad: 슈퍼 히어로 프랜차이즈에 발목 잡히면 평생 가는 수가 있다. 조지 클루니가 아닌 이상은.

요안 그리피스 Ioan Gruffudd

<블랙 호크 다운> <킹 아더> <판타스틱4>

“나는 내 이름을 버리지 않을 것이다. 요안 그리피스, 그것이 바로 나이다. 사람들이 발음하기에 좀 어려우면 어떤가? 우린 아놀드 슈워제네거의 이름도 불러오지 않았나?”

그리피스는 14살 무렵 TV드라마 <계곡의 사람들>로 데뷔했다. 이후 RADA에서 정식 연기수업을 받았으며 <와일드>에서는 오스카 와일드의 남자 중 한명으로, <타이타닉>에선 올곧은 하사관으로 출연했다. 그를 유명하게 만든 작품은 TV시리즈 <호레이쇼 혼블로워>. 그는 충실하고 모범적인 해군으로 분해 주목받았으며 이후 할리우드로 진출해 <킹 아더>와 <판타스틱4>에 출연했다. 최근에는 18세기 영국의 노예제도에 맞서 싸우는 윌리엄 경을 그린 <어메이징 그레이스>에서 윌리엄 역을 맡았으며, 현재 <판타스틱4> 후속편에 또다시 미스터 판타스틱으로 출연 중이다.

Good: 순박함과 어둠이 동시에 공존하는 매력적인 마스크, 무대와 TV에서 갈고닦은 발군의 연기력. Bad: <판타스틱4>의 후속편이 성공하더라도 여전히 미국인들은 그의 이름을 발음하는 데 어려움을 겪을지도.

매튜 리스 Matthew Rhys

<메트로폴리스> <타블로이드> <슈터>

“나는 최고의 웨일스 여자인 캐서린 제타 존스를 납치하고 싶다. 하지만 마이클 더글러스와 싸우는 게 내키지 않아서….”

요안 그리피스와 절친한 친구 사이, 10년간 동거해왔다. 게다가 <베리 애니 매리>에서 함께 게이 커플로 출연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RADA를 나와 영화 <하우스 오브 아메리카>로 데뷔했으며, 이후 런던의 국립극단에서 연기했다. 주로 셰익스피어 작품에 출연해왔으며, 1999년에는 셰익스피어의 <타이터스 앤드러니커스>(Titus Andronicus)를 영화화한 <타이투스>에 출연, 앤서니 홉킨스, 조너선 리스 메이어스와 함께 연기했다. 영국에선 섹스 심벌의 이미지가 강하다. 별명도 ‘웨일스의 섹스 신’(Welsh Sex God)이라고.

Good: 콜린 파렐과는 다른 방식의 섹스 어필이 가능한 배우. Bad: 친구인 요안 그리피스의 비교대상으로만 머문다면….

제라르 버틀러 Gerard Butler

<드라큐라 2000> <툼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 <오페라의 유령>

“스코틀랜드 사람들은 잉글랜드를 꺾기 위해 혹은 단지 그들이 지는 걸 보기 위해 뭐든 다 한다. 나는 뭐 별로 그런 식으로 생각해본 적이 없지만.”

변호사 출신 배우, 대니 보일 감독의 <트레인스포팅>을 보고 연기를 하겠다고 마음먹었다. 셰익스피어 연극 <콜리올라누스>로 데뷔했으며, <트레인스포팅>의 연극 버전에서는 이완 맥그리거 역할을 맡았다. <툼레이더2: 판도라의 상자>에서 안젤리나 졸리의 옛 연인으로 분해 섹시한 매력을 남겼으며, <오페라의 유령>에서 팬텀 역을 맡아 로맨스 연기를 훌륭하게 소화해냈다. 최근 프랭크 밀러의 그래픽 노블을 영화화한 <300>을 끝마치고 피어스 브로스넌과 스릴러영화 <Butterfly on a wheel>을 촬영 중이다.

Good: 안토니오 반데라스, 마이클 크로포트를 물리치고 <오페라의 유령>의 팬텀 역을 당당히 따냈다. 선굵은 연기에 이어 부드러운 마스크 연기까지 가능하다는 사실을 증명한 셈. Bad: 가장 유력한 제임스 본드였으나 막판에 금발의 잉글랜드 남자 대니얼 크레이그에게 빼앗기고 말았다.

데이비드 테넌트 David Tennant

<카사노바> <해리 포터와 불의 잔> <닥터 후>

“나는 스코틀랜드식 민족주의자는 아니다. 그저 내가 스코티시라는 사실에 만족할 뿐이다.”

쿼디치 월드컵에서 해리를 향해 지팡이를 겨눴던 남자, 한국에서 데이비드 테넌트의 얼굴이 가장 널리 알려진 건 영화 <해리 포터와 불의 잔>일 것이다. 하지만 그는 로열셰익스피어컴퍼니를 나온 연기파 배우이다. 2003년에는 연극 <Lobby Hero>로 ‘로렌스 올리비에 상’을 받았으며, <BBC>의 SF시리즈 <닥터 후>의 2대 닥터 후를 연기하며 일시에 스타덤에 올랐다. 최근엔 크리스토퍼 닐슨 감독의 <프리 지미>에 목소리 출연 중이다.

Good: <해리 포터와 불의 잔>에서의 그의 연기는 새로운 악역 배우의 탄생을 예감케 한다. Bad: <닥터 후>는 영국인들만의 잔치다. 미국에서는 완전한 신인이라는 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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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제공 REX, GAMMA