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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What's Up] 상받은 건 기쁘지만
김도훈 2006-03-17

리안의 오스카 감독상 수상에 들뜬 중국, <브로크백 마운틴> 개봉 여부는 불투명

<브로크백 마운틴>

리안의 오스카 감독상 수상 소식에 중국 언론의 찬사가 이어지고 있다. 중국 언론들은 3월6일에 개최된 제78회 아카데미 시상식에서 리안이 감독상을 수상한 소식을 호외로 보도했다. <차이나 데일리>는 일면을 리안의 감독상 수상에 할애하며 “오스카의 영광이 중국인들에게 기쁨을 안겨주었다”고 상찬했고, <CCTV>는 “장이모와 첸카이거가 몹시 부러워할 것”이라 논평했다. 하지만 중국의 영화 관계자들은 이같은 언론의 호들갑이 <브로크백 마운틴>의 개봉으로 이어지지는 않을 것이라 전망하고 있다. 가장 큰 이유는 작품의 소재 때문이다. 베이징 영화아카데미의 쿠이지엔 교수는 “중국 의학계가 동성애를 정신질환 목록에서 삭제한 것은 겨우 지난 2000년”이었음을 상기시키며, “중국의 사회주의 시스템 아래서는 많은 소재들이 일반에 공개될 수 없다”고 지적했다. 실재로 CCTV는 정부의 검열을 거쳐 동성애가 언급되는 장면들을 모두 잘라낸 뒤에야 시상식을 방영할 수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리안이 최근 ‘국가통일위’ 폐지를 선언하며 중국과 정치적 마찰을 빚고 있는 대만 출신이라는 사실도 <브로크백 마운틴>의 배급을 가로막는 커다란 걸림돌이다. “대만과 홍콩과 중국의 팬들에게 감사한다”는 리안의 발언마저 ‘하나의 중국’이라는 국가적 원칙에 어긋난다는 이유로 삭제당했다. 이제 국가적 영광의 실체를 확인하는 길은 베이징 뒷골목의 해적판 시장만 남은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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